北대화찾던 日, 변하나…ASEAN회의서 "北미사일, 결의위반" 비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제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5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프로세스를 지지한다는 일본의 입장을 설명하며 "국제사회가 한 몸이 돼서 북미 프로세스를 후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국제무대에서 북한을 강하게 비난한 것은 일본이 북한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모색하며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다소 이례적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지난 그동안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 5월 이런 조건을 달지 않고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아베 총리는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며 조건 없는 정상회담에 대한 의욕을 강조해왔다.
이는 국제무대에서도 다르지 않아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의 일반토론 연설에서 "조건을 달지 않고 김 (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 볼 결의다(결의를 갖고 있다). 납치, 핵, 미사일 문제 등 모든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실현하는 것은 불변의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북한이 일본의 러브콜을 무시하며 "낯가죽이 두껍다"는 등의 강경 발언을 하는 한편, 잇따라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감행하자 일본 내에서는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기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만 해도 북한을 향한 비난에 적극 나서는 것을 삼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다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5월 4일 미사일 발사 때만 해도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비판을 자제했지만, 지난달 3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에는 "우리나라(일본)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강하게 비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5일 일본 정부의 추파에도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잇따라 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대북 정책과 관련해 대화와 압력의 균형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신문은 자민당 내에서 북한에 대한 압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본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판의 톤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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