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딜' 브렉시트 막자"…英 하원, 긴급토론 진행
하원에 의사일정 주도권 부여한 뒤 내일 브렉시트 연기 법안 표결할 듯
존슨 "EU에 백기 내 거는 꼴…하원에서 반대해야" 당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노 딜'(no deal) 브렉시트(Brexit) 강행을 막기 위해 범 야당과 여당 내 일부 의원들이 손을 잡고 구체적인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3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보수당 의원인 올리버 레트윈 경은 하원이 재개된 이날 오후 존 버커우 하원의장에 '상시 명령 24조'(Standing Order·SO 24)에 따른 긴급토론을 신청했다.
레트윈 경은 존슨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유럽연합(EU)이 수용할만한 변화를 제시하지 않아 브렉시트 합의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했다.
그는 존슨 총리가 다음 주부터 한 달 간 의회를 정회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번 주에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급토론 요청을 받은 버커우 하원의장은 하원의원들에게 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물었고, 규정대로 40명 이상의 의원이 찬성하자 이를 허락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10시께까지 3시간가량 '노 딜' 브렉시트와 관련한 정부와 야당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게 된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레트윈 경을 지지한다며 "이번이 10월 31일 '노 딜' 브렉시트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우리는 오늘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이 끝나면 하원은 의사일정 주도권을 하원에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표결한다.
가결되면 초당적 의원들이 '노 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준비한 이른바 유럽연합(탈퇴)법이 다음날인 4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법안은 EU 정상회의 다음날인 오는 10월 19일까지 정부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거나,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 승인을 얻도록 했다.
만약 둘 다 실패할 경우 존슨 총리가 EU 집행위원회에 브렉시트를 2020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도록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만약 의사일정 주도권이 하원에 넘어가 유럽연합(탈퇴)법이 통과될 경우 오는 10월 14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경고했다.
존슨 총리가 하원을 해산한 뒤 조기 총선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하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다만 이날 보수당의 필립 리 의원이 탈당한 뒤 자유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집권 보수당 정부는 하원 과반을 상실해 조기 총선 동의안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존슨 총리는 이날 야당과 손을 잡고 '노 딜' 브렉시트를 가로막으려는 필립 해먼드 전 재무장관 등 보수당 내 반란 세력과 만나 정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지만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
존슨 총리는 오는 21일 이전에 브렉시트 재합의를 위한 영국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존슨 총리는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하원에 출석한 자리에서 유럽연합(탈퇴)법이 통과되면 자신이 브렉시트 연기를 EU에 간청해야 하며, 이로 인해 새로운 합의를 협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법안은 EU에 백기를 내 거는 것과 같은 코빈 대표의 '항복 법안'(surrender bill)이라고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우리가 나라를 위한 좋은 합의를 얻고, 브렉시트를 완수해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원이 법안에 반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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