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무퀘게 "강간 전쟁무기 안되게 남성도 나서야"
이화여대서 명예박사…성폭행 피해자 수천명 치료한 공로로 작년 수상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성폭행 피해자들을 수십 년 동안 도운 공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산부인과 의사 드니 무퀘게 박사가 1일 "강간이 더는 전쟁 무기로 존재할 수 없도록, 남성과 여성이 함께 행동에 나서자"고 말했다.
무퀘게 박사는 이날 서울 강서구 이화여대 서울병원에서 열린 이화여대 명예 의학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수락 연설을 통해 "성폭력은 우리 모두와 관련된 문제"라며 "여성들은 이미 권리와 자율권을 위해 한 세기가 넘도록 투쟁했다. 이제 남성이 참여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대체로 전쟁은 남성의 결정으로 벌어지지만 피해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에게 돌아간다"며 "남성은 가부장적 태도와 '유해한' 남성성에서 벗어나 상호 존중하는 정신으로 여성들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퀘게 박사는 과거 20년 동안 민주콩고의 내전 과정에서 반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수천 명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일에 평생을 바쳐 오다 작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화여대는 "무퀘게 박사의 업적이 여성 인권을 지키는 데 기여했다"며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결정했다.
무퀘게 박사는 "광물자원을 사이에 둔 전쟁으로 콩고에서는 성적인 테러, 극단적 폭력이 자행돼왔다"며 "우리 병원은 초기에 모자 사망률 감소를 목표로 했으나,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단순히 제왕절개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을 겪은 뒤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여성의 역량을 보며 이런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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