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TV "드론이 공항 공격"…美·英, 반군 공세 강화에 우려 표명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예멘 반군 후티가 사우디 남부의 민간 공항을 또다시 공격해 시리아인 1명이 숨지고 민간인 20여명이 부상했다.
23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은 "매일 수천 명의 민간인이 이용하는 아브하 국제공항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맹군은 성명에서 "이번 공격으로 시리아인 1명이 숨졌고 민간인 21명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동맹군은 애초 민간인 부상자가 7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수가 늘었다.
동맹군은 아브하 공항이 어떻게 공격당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사우디의 알-아라비야TV는 이날 드론이 예멘 국경 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아브하 공항의 주차장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후티가 운영하는 알-마시라TV도 사우디 남부 아브하 공항과 지잔 공항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잔 공항의 공격 여부에 대해선 지금까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아브하 공항 측은 트위터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채 항공 운항이 재개됐으며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후티는 이란과 사우디를 비롯한 미국의 아랍 동맹국들 간 긴장이 높아지던 지난달부터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 사우디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후티는 지난 12일에도 드론으로 아브하 공항을 공격해 26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주 이를 '전쟁범죄'라고 비난하고 후티 측에 민간 시설을 노린 공격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후티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번 공격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 매체는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와 예멘 북부 지방에 대한 공습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미국 등은 이날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 대사관을 통해 낸 공동 성명에서 후티가 단계적으로 공세 수위를 높이는 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예멘은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세력을 키운 후티가 2015년 수도 사나를 점령하면서 내전에 돌입했다.
여기에 후티에 쫓겨난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대통령의 사우디 망명을 계기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개입하면서 예멘 내전은 사실상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유엔은 예멘 인구의 3분의 2가 넘는 2천400만명 이상이 원조가 필요하다며 예멘 내전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로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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