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문화재 해설사 미세먼지 노출' 보도 후 대책 마련
(서울=연합뉴스) 이세연 인턴기자 = 문화재청이 문화재 해설사를 미세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안전수칙을 마련했다. 문화재 해설사가 관광객의 곱지 않은 시선과 미세먼지 대응 지침의 부재로 마스크도 없이 미세먼지를 고스란히 마시면서 일하고 있다는 연합뉴스 보도에 따른 후속 대책이다. 기사 보러가기 [http://www.yna.co.kr/view/AKR20190125129200011?section=search]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5일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관람객에게 고지한 뒤 또는 미리 알리지 않고도 문화재 해설사가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궁·능 현장근무자 안전수칙'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완성된 이 수칙에는 미세먼지 단계별 대응 원칙과 적용대상이 담겼다.
수칙 적용대상은 문화재 해설사를 비롯한 안전관리원, 수표원, 시설관리원 등 주로 실외에서 일하는 근무자와 매표원 등 실외환경과 별 차이가 없는 개방된 실내에서 일하는 근무자이다.
단계별 대응 수칙에 따르면 미세먼지 주의보나 경보가 발령될 경우 궁 관리소는 관람객에게 현장근무자의 마스크 착용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해야 한다. 해설사는 지금까지의 관행과 마찬가지로 관람객에게 양해를 구한 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안내판으로 미리 공지된다는 점에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황사 경보가 발령되는 등 심각한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해설사는 관람객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도 마스크를 착용할 수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는 식약처 인증 KF80 이상 제품을 각 관리소에 갖춰 놓을 방침이다.
안전수칙은 근무자 중 만성 폐 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 고령자, 임산부 등 민감군을 사전에 파악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로 확인할 것을 규정했다.
미세먼지에 취약한 민감군은 미세먼지 주의보가 울리면 중량물 옮기기, 톱질과 같은 작업을 중단하고 휴식 시간을 받는다. 미세먼지 경보 시에는 민감군 근무자의 작업을 제한하고 일반 근무자에게도 휴식 시간을 부여한다.
황사 경보 단계에는 실외 작업을 실내 작업으로 대체하고 관람 시간을 단축하거나 안내ㆍ해설을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본질적으로 고궁 등의 문화재도 관람객을 맞이하는 관광지이기 때문에 재난과 같이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해설이나 안내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지만, 안전수칙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될 우려가 있는 현장근무자들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궁·능 현장 근로자들은 미세먼지 안전수칙에 대해 "잘 시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의 한 고궁 관리소 직원은 "미세먼지 마스크는 근무자들에게 넉넉하게 지급할 만큼 준비되어 있고 최근 미세먼지가 그렇게 심하진 않았지만 마련된 수칙에 따라 원활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재청이 발표한 미세먼지 안전수칙은 궁 관리소 직원이 아닌 자원봉사 해설사에게도 적용된다. 궁 해설 자원봉사단체 '우리궁궐지킴이' 관계자는 "정부 소속이 아닌 자원봉사단체기 때문에 미세먼지 마스크는 자체적으로 준비하지만 근무 수칙은 정부의 방침에 따르기 때문에 최소한의 보호조치는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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