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후 美 임금상승률, 히스패닉 높고 흑인이 최저
전체 5% 상승…히스패닉 12%·아시아계 10%·흑인 2%↑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에서 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해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세가 가팔랐던 반면, 흑인의 임금 상승률은 낮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미국인 노동자들의 주급(물가상승률 조정·중간값)이 2007년 4분기 경기침체가 시작된 시기와 비교해 5.3%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흑인 노동자들의 주급은 1.6%(11달러) 오르는 데 그쳐 히스패닉 노동자들이 11.8%(73달러), 아시아계가 10.2%(104달러) 오른 것과 크게 대비됐다.
전체 미국 노동자들 가운데 주급 중간값은 900달러(약 102만2천원)로 2007년 말보다 46달러 상승했다.
아시아계 주급은 1천126달러(약 128만원)로 백인(930달러·105만7천원)을 비롯한 다른 인종 그룹보다 높았다.
미국 노동시장이 1분기 기준 3.9%의 낮은 실업률로 반세기 만에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와중에 아시아계 실업률은 3.1%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흑인의 작년 실업률은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1분기 수치는 평균 6.8%로 여러 인종 그룹 중 가장 높다.
밸러리 윌슨 경제정책연구소(EPI) 인종·경제국장은 인종차별 외에 흑인 거주지역 내 일자리 부족, 고용주들이 범죄기록 보유자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흑인은 미국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재소자 중 흑인이 백인보다 많다. 동종 범죄에 대해 흑인이 백인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서도 여러 건이다.
히스패닉 노동자들은 이민 2세대로 넘어가면서 이전 세대보다 교육수준이 높아졌으며 그에 상응하는 임금 상승의 혜택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히스패닉의 급여 자체는 주당 692달러(약 78만6천원)로 여전히 다른 인종보다 낮은 수준이다.
흑인들의 주급은 711달러(80만7천원)다.
모든 인종 그룹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급여를 받았다. 이것도 흑인 임금이 덜 오른 요인일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흑인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고용된 상태다. 다른 인종 그룹에서 남성 노동자가 여성 노동자보다 많은 것과 반대다.
지난 10년 사이 히스패닉 남성 노동자의 급여가 흑인 여성 노동자의 급여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계 남성의 임금은 1천275달러로 모든 그룹 중 가장 높고 다음은 백인 남성(1천21달러), 아시아계 여성(968달러), 백인 여성(828달러)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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