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IS 신부' 남편 "아내·아이와 네덜란드 귀국 원해"
네덜란드 "외국인 조직원은 안보 위협…귀국 시 체포·기소"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영국 출신의 '이슬람국가(IS) 신부' 샤미마 베굼의 남편이 아내, 아이와 함께 고향 네덜란드로 귀국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그러나 네덜란드 정부는 IS 가담자가 귀국하면 체포 및 기소하겠다는 입장이다.
BBC는 네덜란드 아른험 출신의 야호 리데이크(27)가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IS를 위해 싸웠지만, 지금은 이 무장단체를 거부한다며 최근 태어난 아들, 아내 베굼과 함께 네덜란드 귀국을 희망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시리아와 이라크로 건너가 IS에 가담한 네덜란드인 300명 중 한 명으로, 4년 전 IS에 합류한 베굼(당시 15세)과 결혼했다. 그는 이후 시리아군에 항복했으며 현재 쿠르드 세력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에 구금돼 있다.
리데이크는 "내 나라에 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며 "내가 어떤 특권을 누리며 살았었는지, 시민의 자격으로 그곳에 살았던 특권에 대해 이제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내가 한 일에 대해 우려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복역하는 등 나는 내가 한 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귀국한다면 테러 조직 가담 혐의로 징역 6년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데이크는 또 어린 소녀와 결혼했다는 지적에 대해 처음에는 베굼의 나이가 너무 어려 관심이 없었지만 결국 베굼의 결혼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그의 선택이었고 그는 파트너를 구하던 사람 중 하나였다"며 "그는 매우 어렸고 좀 더 기다리는 게 좋았을 테지만 그러지 않고 결혼을 선택했다. 나도 그와의 결혼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가 왜 베굼을 위협으로 여기는지 알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어떠한 형태로든 그가 왜 위험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가 한 것이라고는 3년 동안 집에 앉아 나와 내 아이들을 돌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데이크는 끔찍했던 IS에서의 생활도 털어놨다.
그는 IS로부터 네덜란드 스파이로 의심받아 감옥에 갇히고 고문도 당했다며 "비참한 삶을 살았다.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 그곳에 간 것은 내 잘못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어떤 면에서 보나 패자가 됐다"고 덧붙였다.
리데이크가 귀국을 희망하면서 네덜란드 정부도 고민에 빠졌다.
최근 IS가 패퇴하면서 리데이크 같은 IS 외국인 조직원들의 귀국 문제로 유럽 각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영국은 'IS 신부'인 베굼이 귀국을 희망하자 논란 끝에 그의 시민권을 박탈했다.
이에 대해 네덜란드 사회안전법무부는 개별 사안에 대해 답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 "네덜란드는 시리아에서 귀국하려는 국민에게 어떠한 도움도 제공하지 않는다"며 "만일 누군가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귀국을 알린다며 체포되고 기소된다"고 AFP에 설명했다.
그러면서 "복수 국적의 외국인 조직원은 국가 안보에 위협으로 간주해 네덜란드 시민권이나 여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네덜란드는 지난주 자국 출신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아우트마너 B'의 시민권을 박탈했다.
다만 BBC는 리데이크와 베굼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는 네덜란드 시민권을 받을 수 있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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