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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댓글공작 차단…정보경찰 직무범위 규칙으로 명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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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댓글공작 차단…정보경찰 직무범위 규칙으로 명문화
경찰청 '정보경찰 활동규칙' 제정…7개 항목 세분화해 모호성 없애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정보경찰의 정치적 중립 확보 등 개혁을 추진 중인 경찰청이 경찰 정보활동 범위를 구체화한 자체 규칙을 마련했다. 관련법에 명시된 정보경찰 직무범위가 지나치게 모호해 사찰 등 부적절한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경찰 정보활동 범위와 기본 원칙, 정보수집 활동 유의사항 등을 담은 내부 훈령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제정했다.
경찰개혁위원회가 정보경찰의 정치개입 및 사찰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며 지난해 '경찰의 정보활동 개혁방안'을 권고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규칙은 그간 경계가 모호해 활동 범위가 무분별하게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 경찰 정보활동 범위를 구체적으로 분류해 명시했다.
기존 경찰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에는 국가경찰의 임무로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가 포함돼 있다. 이는 경찰 정보활동의 법적 근거였지만, '치안정보' 개념이 불분명해 민간사찰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니 경찰 본연 업무인 '공공 안녕'에 초점을 맞춰 직무범위를 개편하라는 요구가 있었다.
규칙은 정보활동 범위를 '범죄정보', '국민 안전과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위험요인에 관한 정보', '국가 중요시설·주요인사의 안전 및 보호에 관한 정보', '집회·시위 등 사회갈등과 다중 운집에 따른 질서·안전 유지에 관한 정보', '국민의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재산의 보호 등 생활의 평온과 관련된 정책의 입안·집행·평가에 관한 정보', '공공기관의 장이 요청한 신원조사 및 사실확인에 관한 정보', '그밖에 공공 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과 대응에 관한 정보'로 세분화했다.
집회·시위 현장에서는 집회·시위 자유라는 기본권과 참가자 안전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안전사고나 불법행위 예방 등과 관련한 정보활동은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철거민 투쟁 등 집단 민원현장과 노사갈등 현장에서는 이해관계자 간 자율 해결을 원칙으로 하되, 폭력사태 등 공공 안녕 위해요소와 관련해서는 정보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분쟁 내용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이해당사자들에게 화해를 강요하는 행위 등은 금지된다.
경찰개혁위는 국가 정책에 관한 민심과 갈등요소 등을 살피는 정책정보, 공직 후보자 등에 대한 신원조사 업무도 경찰 본연 역할과 거리가 있다고 판단해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거나 조정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는 전체 국가정보체계 개편과 맞물린 문제여서 이번 규칙에는 일단 정보경찰 업무로 남았다.
다만 정책정보는 '국민 생활의 평온과 관련된 정책의 입안·집행·평가에 관한 정보'로 정의하고, 다른 공공기관장이 경찰기관장에게 요청한 경우 수집할 수 있도록 단서를 달았다.
정당·선거와 관련해서도 사건·사고나 집회·시위 등 위험 예방 차원의 정보활동은 가능하나 정치 관여를 목적으로 한 정보수집, 온라인상에 정치적인 내용의 글을 올리는 등 정치개입 행위는 금지된다.
언론·교육·종교기관이나 시민사회단체, 기업, 정당 등 민간 영역에 대한 상시 출입을 금지하고, 규칙에 명시된 직무 수행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 일시적으로 출입을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정보활동을 하는 경찰 정보관은 명백히 위법하다고 판단되는 지시를 받으면 집행을 거부할 수 있고,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규정도 마련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보경찰 개혁에 대한 경찰개혁위 권고 내용을 가능한 한 충실히 반영하려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이를 법제화할 경찰법 등 관련법 개정작업도 계속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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