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삼성교통, 파업 해결은 외면 서로 '네 탓' 비난전
삼성교통, 기자회견 열고 "시 잘못"…시 '삼성교통만 적자 타령' 현수막
시민 "파업 장기화 우려"…전세버스 투입 등 하루 8천만원 예산 낭비 지적도
(진주=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진주 시내버스업체인 삼성교통 노조 파업 이틀째인 22일 시와 버스업체가 사태 해결은 외면한 채 상호 비난전을 펴고 있다.
진주에는 4개 시내버스업체가 87개 노선에 238대를 매일 1천624회 운행하고 있다. 32개 노선에 91대를 하루 670회 운행하는 삼성교통은 지난 21일 오전 5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삼성교통 사 측은 이날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하면서도 이번 사태는 시가 지난해 표준운송원가 재산정 합의를 파기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교통은 2005년 8월 경남지역 버스업체 중 처음으로 노조가 사 측으로부터 주식지분 83.55%를 양도받아 운영하는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전문 경영인이 아닌 노조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영자들이 관리하고 있다.
이 회사 이경규 대표는 "시장이 현 사태 원인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월급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저열한 방식으로 자극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시장이 직접 거리로 나서 시민들에게 파업 관련 홍보물을 나눠주고 있는데 오히려 파업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시가 전세버스에 붙인 현수막도 걷어라"고 요구했다.
진주시 역시 삼성교통 파업사태에 지나치게 강경한 대응 태세로 일관하며 시민 여론전을 명분으로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는 파업에 맞서 동원한 전세버스 100대에 '월급을 제일 많이 받는 삼성교통이 적자를 이유로 파업하는 것은 부당합니다'라는 문구를 담아 삼성교통을 자극했다.
시는 삼성교통이 운행하던 전 노선에 투입한 전세버스를 시민에게 무료이용 하도록 하고 있다.
시가 전세버스를 타는 시민에게 나눠주는 '삼성교통 파업, 실상은 이렇습니다'라고 쓴 유인물 내용도 파업에 들어간 버스업체에 대한 비난 강도가 높다.
이 유인물에는 '관내 시내버스 4개 업체 중 유독 삼성교통만 경영방식의 차이로 타 운수업체들과는 달리 최저시급을 못 맞추겠다고 주장하면서 파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는 "조규일 시장이 삼성교통 파업 첫날 전세버스를 탄 채 시민 불편을 직접 듣는 모습을 마치 거리에 나선 것처럼 버스업체가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민의 발'인 시내버스 파업사태에 대한 양측 간 비난전을 놓고 시민 시선도 곱지 않다.
삼성교통 파업으로 인한 하루 전세버스 100대 투입과 인건비 등 8천만원의 혈세를 낭비하는 점도 비판 대상이다.
한 시민은 "양측의 비난전은 시민 불편은 외면한 채 사태 장기화를 낳는다"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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