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효자' 서버용 D램도 '재고의 덫'…"올해 50% 하락할 수도"
"서버용 D램, 수요예측 어려워 생산·재고관리 쉽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국내 반도체 수출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특히 수익 효자 노릇을 해온 서버용 D램마저 '재고의 덫'에 걸려 올해 가격이 약 50%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재고 축소의 어려움으로 올해 1분기 서버용 D램의 계약 가격이 전 분기보다 2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에 제시됐던 예상 하락률 15%보다 더 가팔라진 수치다.
이 보고서는 분기별 가격 하락률 예상치로 1분기 20%에 이어 2분기 10%, 3분기 8%, 4분기 5% 수준을 제시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만일 재고 문제가 적절하게 해소된다면, 서버용 D램 가격 하락은 3∼4분기에 완화할 것"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올해 연간 가격 하락률은 50%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몇 년 새 전체 D램 수요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비중이 커지면서, 서버용 D램은 반도체 시장에서 수익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었다.
미국 4대 IT기업 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을 통칭하는 'FANG'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서버 투자가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자연스럽게 고성능 서버용 D램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가 최근 2∼3년간 실적 수혜를 입었지만, 그만큼 서버용 D램의 실적 기여도가 높아져 관련 수요가 줄어들 때 받을 타격에 대한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업계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 각사 전체 D램 매출에서 서버용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대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서버용 D램이 다른 반도체 제품에 비해 수요 예측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데이터센터의 수요는 스마트폰이나 PC처럼 출시일과 같은 명확한 기간 제약이 없고, 일부 고객사의 경우 월간 단위로도 주문을 받기 때문에 서버용 D램과 모바일이나 PC D램 고객사의 구매 패턴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예측이 어려운 만큼 메모리 업체들은 탄력적으로 서버용 D램 생산 전략을 세우거나 재고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최근 D램 수요를 적극적으로 이끌었던 서버용 D램 수요가 올해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문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가 고객 선점과 규모의 경제 시현을 위해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증설해, 최종 고객 수요를 뛰어넘는 규모로 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는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게 아니라 '효율화'가 투자의 핵심 기조"라고 내다봤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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