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vs 증설강행…김해 소각장 갈등 새해도 평행선
주민비대위 "올해는 이전 성사", 시 "예정대로 국비신청·광역화"
(김해=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장유소각장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과 현 위치 증설을 밀어붙이는 김해시 간 갈등이 해가 바뀌고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김해시는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한 사전 조치로 창원시 쓰레기 일부를 처리해주는 광역화 협약 체결에 이어 증설 관련 행정절차를 밟고 있고 인근 주민들은 지난 11일 촛불집회를 다시 시작했다.
시는 현 부곡동 장유소각장 증설에 필요한 국비지원을 놓고 환경부와 환경공단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3월 말께 국비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현 소각장 안에 150t 용량 소각로 1기를 추가 설치할 경우 시설비는 875억원가량이 소요되고 이 가운데 국비 50%, 도비 20%, 김해시 25%, 창원시 5% 등 비율로 분담하게 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에 비해 주민들 주장대로 이전하면 국비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고 시는 주장, 이전하더라도 광역화 사업을 진행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주민 비상대책위원회와 맞서고 있다.
시는 이와 함께 증설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1년에 걸쳐 진행하고 기존 시설에서 3년마다 시행하게 돼 있는 주변 환경상영향조사를 비롯해 처음 도입하는 주민건강영향조사 등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허성곤 시장은 지난 11일 소각장이 위치한 장유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시정설명회에서 "소각장 증설은 불가피한 선택이며 현 소각장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소각장 때문에 주민건강권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소각장 증설반대 및 이전촉구주민비대위는 "올해는 소각장 증설을 저지하고 완전한 이전 확답을 받아내겠다"며 다시 촛불집회와 주민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지난 11일 오후 7시 소각장 앞에서 제10차 촛불집회를 연 뒤 코아상가와 장유고교를 거치는 거리 시위를 벌이며 장유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1월 2일 첫 촛불집회를 연 이후 매번 참석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두 달간 9차례 촛불집회를 열고 거리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였다.
주민들은 2001년 가동한 소각장이 15년 내구연한을 지나 가동기간을 한 차례 연장한 상황에서 증설할 경우 최소 20년간 더 가동하게 된다며 건강권 보장을 위해 외곽 이전을 요구해왔다.
김해시는 하루 200t 용량 소각로 1기를 2001년 6월부터 운영해왔지만 2008년 장유신도시 준공 등으로 시 인구가 35만 명에서 48만 명으로 증가했고,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이후 발열량 증가 등으로 소각용량이 부족하게 됐다.
시는 한때 소각장과 쓰레기 매립장 등 환경시설 전체를 집단화해 이전하기로 하고 용역까지 진행했으나, 시일이 촉박하고 예산 소요가 많다는 점, 입지 선정에 따른 또 다른 갈등 야기 등을 들어 현 소각장 안 소각로 2호기 건설과 현대화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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