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앞둔 영국 제조업 인력난…30년만에 최악
영국상공회의소 분기 조사…제조업 81% "숙련인력 채용에 어려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를 앞두고 영국 내 제조업이 최악의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상공회의소(British Chambers of Commerce)가 발표한 '4분기 경제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 5곳 중 4곳인 81%는 자격과 경험을 갖춘 숙련노동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89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아울러 서비스 기업 중 70%도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전분기(72%)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상공회의소는 매 분기 6천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인력난은 영국 경제가 최근 낮은 실업률과 높은 고용률을 보이는 데다, 브렉시트를 앞두고 유럽연합(EU)으로부터 노동력 유입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10월 영국 경제의 실업률은 4.1%로 전년 동기(4.3%) 대비 0.2%포인트(p) 하락하면서 197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16∼64세 고용률은 75.7%로 전년 동기(75.1%) 대비 0.6%포인트 오르면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입장에서 우수 인력 채용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임금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여기에 EU로부터의 순이민자 수도 감소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1년간 영국을 떠난 EU 회원국 국민은 21만9천명, 영국으로 들어온 이는 14만5천명으로 순이민자 수(영국 내 유입-유출)는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7만4천명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브렉시트 이후 새 이민정책이 적용되면 인력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달 초 발표한 이민백서에서 브렉시트 이후 EU와 비 EU 국가 국민에 차별을 두지 않고, 숙련 노동자에 대한 문호를 확대하기로 했다.
새 시스템 하에서 숙련노동자들은 별도 숫자 제한 없이, 또 국적과 관계없이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기업이 후원해야 하며, 일정수준 이상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
임금 기준과 관련해 영국 정부는 3만 파운드(약 4천300만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덤 마셜 영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정부는 새 이민정책과 관련한 기업들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기업들은 비용이나 행정적 절차 부담없이 모든 기술수준의 노동자들을 채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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