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일 유로화 20주년…전 세계서 달러 이어 두번째로 통용
유로존 19개국 3억4천만명 사용…글로벌결제 36%, 보유외환 20%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공용화폐인 유로화가 내년 1월 1일로 도입된 지 20년을 맞게 된다.
유로화는 EU를 경제·재정공동체로 만들어 EU의 안정과 번영을 추구겠다는 야심 찬 계획에 따라 지난 1999년 1월 1일부터 유통되기 시작했다. 유로화 통화정책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총괄하고 있다.
처음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11개국에서 쓰이기 시작해 지금은 EU 내 유로존 19개 회원국, 3억4천만명이 사용하고 있다. 또 전 세계 60개국(약 1억7천500만명)에서 이를 통용하거나 자국 화폐와 연계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지난 2017년에 글로벌 결제의 36%를 차지해 달러화(4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또 국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외환 가운데 유로화의 비율도 20%로 달러화(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EU 집행위는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12%를 차지하는 유로존 국가들이 공용화폐로 유로화를 사용함으로써 물가 안정과 화폐교환 비용 절감, 무역 증대 등의 이득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유로화는 유럽통합과 주권, 안정성의 상징이 됐다. 유로화는 회원국 국민에게 번영과 보호를 가져왔으며 이를 지속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경제·재정공동체로서 EU를 완성하고 유로화의 국제적인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0년 전 유로화 통용은 중·동유럽 해방, 독일 통일과 함께 유럽 역사의 중요한 순간이었다"면서 "전 세계가 계속 변화하는 만큼, 우리의 경제·재정공동체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화는 EU라는 단일시장의 필요한 결과물이었다"면서 "유로화는 유로존뿐만 아니라 그 외 지역에서도 여행과 무역, 거래를 용이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도입된 지 20년이 된 유로화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EU 집행위가 최근 발표한 유로바로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로존 응답자의 74%는 유로화가 EU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고, 자국에도 좋은 일이라는 견해가 64%를 차지했다.
특히 응답자의 36%는 유로화를 유럽통합의 상징이라고 답변해 '자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그러나 EU를 경제와 재정공동체로 완성하고, 국제적인 지불수단으로서 유로화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융커 집행위원장은 지난 9월 유럽의회에서 행한 시정연설에서 "내년까지 유로화의 (더 큰) 국제적 역할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면서 "유로화가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단일화폐로서 완전한 역할을 하도록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이를 위해 EU는 원유 등 에너지와 원자재, 식료품, 항공기를 비롯한 운송 등 전략 분야 교역에서 유로화 사용을 늘릴 것을 회원국에 권장하고 있다.
일례로 EU 회원국들은 작년에 1천810억 유로 규모의 원유를 수입하면서 90%를 달러화로, 나머지 10%를 유로화로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집행위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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