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부유층·전문직 외국인에 10년 거주비자 발급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거액을 투자하거나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고학력 외국인에게 최장 10년간 유효한 거주 비자를 발급하는 내용으로 관련법을 개정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UAE 내각은 이날 "280만 달러(약 34억원) 이상의 투자자, 기업가, 의료·과학·기술 분야의 전문인력과 연구원, 창조적인 능력을 보유한 문화·예술인과 그 가족에게 갱신 가능한 최장 10년간 UAE에 거주할 수 있는 비자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또 대출 없는 자기 자본으로 140만 달러(약 17억원)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한 외국인에게도 5년 기한의 거주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고학력 전문직은 세계 500대 대학 출신의 박사 학위 소지자로, 10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야 한다.
UAE 정부가 외국인에게 발급하는 거주 비자의 유효기간은 통상 2∼3년으로, 만료 시 취업 증명, 거주지 임대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갖춰 갱신해야 한다.
외국인이 UAE에서 거주 비자를 받으려면 피고용인이거나 고용주여야 했으나 이번 법 개정으로 무직자라도 부동산 등에 투자하기만 하면 이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UAE 내각은 "외국인이 거주하며 사업하는데 최적지라는 UAE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UAE는 중동에서 산업 구조가 가장 다변화한 곳으로 평가되지만, 석유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경기가 유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최근 수년간 유가가 안정되면서 UAE의 경기도 정체되는 바람에 외국인의 유입이 부진했다.
UAE는 인구의 90% 정도가 외국인인 데다 두바이, 아부다비를 중심으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이 이뤄져 외국인이 꾸준히 유입돼야 경제가 유지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UAE는 그간 엄격했던 비자 정책을 완화해 외국인을 자국에 살도록 유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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