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지금은 조악해도 언젠가 훌륭한 기업될것"
(부산=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지금 하는 일이 조악할 수도,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언젠가 애플이나 아마존보다 훨씬 훌륭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는 8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벤처창업페스티벌 2018'에 참석해 성공사례를 (예비) 창업자들에 소개하면서 이같이 격려했다.
김 대표는 '경영하는 디자이너'라는 발표에서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겪은 일을 청중과 공유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를 다닐 때 스마트폰이 출시돼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배달의 민족을 창업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전단을 줍는 것이 일이었고, 길거리를 발로 뛰면서 보이는 대로 다 주웠다"고 돌이켰다.
그는 "사업이 커가는 중에 경쟁자가 인터넷에서 결제되는 기능을 갖추고 등장했다"며 "우리는 아직 개발이 덜 돼 한동안 인터넷으로 고객들의 주문을 받아 직원들이 다시 식당으로 전화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하시는 일들이 대부분 이럴 것"이라며 "멋있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지만, 현장은 진흙탕이라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시간 앞에서 경쟁자들과 싸워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노가다'(단순 반복 작업)고, 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기술력으로 적용해도 늦지 않다"며 "멋있게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면 시간이 지나 결국 늦는다"고 역설했다.
애플과 아마존 등이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한 이야기를 전한 김 대표는 "모든 위대한 것의 시작은 별 볼 일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나 스스로를 지배하지 못하면 누군가에게 지배당한다'라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좋아한다"며 "여기 있는 여러분들도 스스로 지배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그는 "대기업 등 자금력이 있는 타 경쟁사들을 이겨내려면 여러 스타트업들이 모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 가입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경쟁이 시작됐을 때 대기업들을 압박하면서 성장할 시간을 벌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브랜뉴테크, 다자요 등 스타트업 대표들도 참석해 성공사례와 창업 열정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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