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역사…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유력한 이유
2000년대 들어 PO 치른 팀이 KS 우승한 건, 두산뿐
김태형 감독, 역대 4번째로 4년 연속 KS 진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태형(51) 두산 베어스 감독은 2016년을 떠올리며 "정규시즌이 끝날 때 겁이 덜컥 났다"고 말했다.
2016년은 두산이 '완벽한 통합우승'을 달성한 해다. 당시 두산은 KBO리그 역대 최다인 93승(1무 50패)을 거두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7전 4승제 한국시리즈를 4경기 만에 끝냈다.
김태형 감독은 "가장 큰 걱정거리는 '나'였다. 2015년은 다른 걸 신경 쓸 틈도 없이 정신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그런데 정규시즌 종료 뒤 한 달 가까운 시간이 주어지니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털어놨다.
기우였다. 김 감독은 정규시즌 1위로 얻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활용해 팀을 잘 정비했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의 두산은 2016년과 똑 닮았다. 두산은 25일 정규시즌 132번째 경기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11월 초에 열리는 한국시리즈를 한 달 넘게 준비할 수 있다.
'긴 준비 기간'을 한 차례 경험한 터라, 김태형 감독의 고민도 줄었다.
사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은 우승 보증수표다.
KBO가 준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한 1989년부터 2017년까지(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 열린 27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23차례다. 과거를 돌아보면, 2018년 두산이 통합우승을 달성할 확률이 85.2%나 된다.
두산의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하는 사례도 있다.
1989년 이후 준플레이오프 혹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서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건 1989년 해태 타이거즈(정규시즌 2위), 1992년 롯데 자이언츠(3위), 2001년 두산(3위), 2015년 두산(3위) 총 네 차례뿐이다.
네 번의 '업셋 우승' 중 두 번을 두산이 해냈다. 2000년대에는 두산을 제외한 모든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정규시즌 1위 팀에 무릎을 꿇었다.
2015년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든 사령탑은 김태형 감독이었다.
두산 사령탑에 올라 4번째 시즌을 치른 김 감독은 4번째 한국시리즈를 준비한다.
그는 모든 상황이 익숙하다. 2015년에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치열하게 가을 야구를 치렀고, 2016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KIA 타이거즈에 우승기를 내주는 아픔도 겪었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선 사령탑은 김응용(해태·1986∼1989년), 김성근(SK 와이번스·2007∼2010년), 류중일(삼성 라이온즈·2011∼15년, 5년 연속) 감독뿐이다. 김태형 감독은 11월 초, 역대 네 번째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감독이 된다.
모든 환경이 '두산의 통합우승'을 가리키고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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