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 "유럽의회 선거서 극우 승리 지원할 '상황실' 만들 것"
"EU에 대항하는 극우 세력, '새로운 애국 엘리트'"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트럼프 정부에 몸담았던 극우 인사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의 승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럽 곳곳에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배넌은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극우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의 주최로 로마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유럽 곳곳에서 EU에 대항해 약진하고 있는 극우 세력을 "새로운 애국 엘리트"라고 부르며,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럽에 반체제 포퓰리즘을 확산한다는 목표로 자신이 브뤼셀에 설립한 조직 '더 무브먼트'에 대해 소개하고, 유럽 각국의 정치 세력이 반(反)유럽연합을 기치로 내건 이 조직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더 무브먼트'는 비슷한 철학을 지닌 정당과 개인들의 느슨한 연합체"라며 "이 조직은 여론조사, 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상황실에 이르기까지 내년 유럽의회 선거 승리를 위해 필요한 모든 기본 사항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 무브먼트'는 이미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권의 한 축인 극우당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등으로부터 지지 의사를 끌어냈다.
하지만, 독일 극우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오스트리아 극우당인 '자유당' 등은 '더 무브먼트'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배넌은 이어 "오는 11월 미국 중간 선거가 끝나면 유럽의회 선거 준비를 위해 내 시간의 80%는 유럽에서 보낼 것"이라며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에서의 활동 반경을 한층 넓힐 것임을 시사했다.
배넌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트럼프 철학의 이념적 기반을 제공해 2016년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으나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와 백악관 내부 권력 투쟁으로 인해 밀려난 인물로, 최근에는 유럽에 부쩍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유럽 내 포퓰리즘 세력의 규합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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