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캠퍼스 공개 물색 1년' 아마존이 얻은 것은
광범위한 도시 정보, 세제 혜택 약속, 공짜 회사 홍보까지
CNN "신청 도시들도 '변화' 자극받는 계기 마련"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9월 7일 아마존은 "북미 지역 도시 가운데 한 곳에 50억 달러(5조6천억 원)를 투자해 5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제2 캠퍼스를 건설할 것"이라면서 공개경쟁을 통해 해당 도시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액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에 매료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도시 238곳이 신청서를 냈다. 아마존은 이 가운데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덴버 등 20개 도시를 결선진출 도시로 발표했고, 현재 임원들이 해당 도시를 직접 찾아다니며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미 CNN 방송은 7일 "아마존이 제2 캠퍼스 공개 물색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아마존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가 소득을 얻었다"고 말했다.
우선 해당 도시들의 치열한 유치전 덕분에 아마존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엄청난 홍보 효과를 거뒀다.
애리조나주 투손시는 아마존 CEO 제프 베이조스에게 거대한 선인장을 선물했고, 앨라배마 주 버밍햄시는 도시 전역에 거대한 아마존 배달 상자를 설치했다. 시카고시는 유력인사 600명으로 유치위원단을 결성하기도 했다.
뉴저지주, 메릴랜드주 등 여러 주는 세금 감면 혜택을 약속했다.
CNN은 "이들 주의 도시가 제2 캠퍼스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아마존이 향후 건설하게 될 물류·서비스·이행 센터와 기술 본부 등을 결정할 때 이들이 제시한 세제 혜택은 아마존의 매우 유용한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각 도시가 제출한 제안서를 통해 노동력, 삶의 질, 대중교통 접근성 등 도시의 세세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 아마존의 가장 큰 소득일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아마존이 인근 대도시와의 근접성, 기술 인재 유치력, 교외와 도시 지역에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할 것 등을 제2 본사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면서 후보 도시들이 이에 맞춰 다양한 자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 공개경쟁을 통해 아마존만 이익을 본 것은 아니다.
신청 도시들 역시 부가적인 소득을 얻었고, 무엇보다 변화를 자극받는 계기가 됐다.
텍사스대 경제학자인 네이선 젠슨은 "비록 최종 후보지에서 탈락하더라도 신청 도시들 모두 어떻게 도시를 경제적으로 발전시킬 것인지를 홍보하는 방법을 배웠을 것"이라면서 "적어도 이런 종류의 투자에 어떻게 하면 매력을 느끼게 할지에 대한 사려 깊은 분석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제2 캠퍼스 공개 물색 이후 각 도시가 보인 반응으로 인해 일부 도시들은 아마존 이외의 기업으로부터 기회를 잡기도 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투자회사 엘름 파트너스는 최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가 제출한 신청서를 참고로 본사 이전을 결정한 것.
이밖에 앨라배마주 버밍햄, 워싱턴주 스포캔, 그리고 캐나다 오타와에는 아마존의 신규 이행센터가 들어서게 됐다. 이들 도시는 최종 20위에 들지 못했지만, 이 도시들이 제출한 제안서를 통해 아마존이 이행센터 건설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과열된 유치 경쟁이 장기적으로는 해당 도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에 너무 많은 세제 혜택을 줄 경우 해당 도시는 다른 곳에서 세금을 인상하거나 교육과 같은 공공서비스 지출을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 또 주택 가격 및 생활비 상승과 같은 부정적 파급 효과가 일어날 수도 있다.
아마존은 올 연말까지 최종 후보지를 선정한다는 계획이지만, 최종 발표 전에 3∼5개의 후보지로 또 한 번 압축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이일 히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마존은 20개 도시가 추가 인센티브를 얼마나 더 제공할 것인지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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