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래 최고 물가상승에 필리핀 비상…두테르테, 서둘러 귀국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필리핀이 9년래 최고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주가와 화폐가치가 급락하는 등 경제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다 정쟁마저 가열되면서 이스라엘과 요르단을 순방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정을 하루 앞당겨 8일 귀국하기로 했다.
7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와 외신에 따르면 지난 8월 필리핀의 물가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6.4%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식료품 가격은 무려 8.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가 발표된 후 6일까지 이틀 연속 주가가 급락, 3.1%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시가 총액 72억 달러가 날아갔다.
달러 대비 페소 가치도 계속 하락해 7일에는 12년여 만에 가장 낮은 1달러당 53.684페소를 기록했고, 조만간 1달러당 54페소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해외 순방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4일 정적인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에 대해 전임 행정부 때인 2011년 내린 사면을 취소하고 처벌을 명령하면서 정쟁이 가열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과거 쿠데타 기도 혐의로 수감됐다가 사면받은 트릴라네스 의원을 체포하려는 병력이 상원 건물 주변에 배치됐지만, 트릴라네스 의원은 "사면 취소는 위헌"이라며 상원 건물에서 버티며 대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있는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두테르테 행정부는 야당과 싸울 게 아니라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일갈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을 방문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애초 오는 9일 귀국하려던 일정을 8일 아침으로 하루 앞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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