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에 대기업대출 제한 추진…"재벌사금고 차단"
"중기·자영업 대출은 필요 의견"…지분한도 30~34% 유력 논의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박의래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 범위에 대기업대출을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지분보유 한도는 30~34%가 유력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국회가 논의 중인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에 대기업 대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반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한도를 완화하는 것이지만 재벌의 사금고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대기업 대출을 제한하는 정도는 수용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중소기업 대출이나 소상공인 대출은 인터넷은행이 나름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인 만큼 기업대출 전체를 제한하는 것보다 대기업 대출을 막는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고 부연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벌의 사금고화에 대한 우려가 정말 크다면 기업대출 전체를 제한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진영에 대한 금융당국의 반응으로, 국회 정무위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절충 포인트를 시사한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인터넷은행의 산업자본 전이를 최소화하려면,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와 관련한 금융위의 입장을 정리해달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 의원은 24일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논의할 여야 11명으로 구성된 정무위 법안소위 위원 중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반대 입장이 가장 강경하다.
대기업 대출 제한은 이번 은산분리 완화의 기본 축이 되는 정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안보다 대주주에 대한 견제 장치를 더 강화한다는 의미다.
기존 정재호 의원안에서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와 대주주가 발행한 증권을 취득하는 부분은 '원칙 금지, 예외 허용'으로 반영돼 있다. 하지만 법안 논의과정에서 반대 진영을 설득하고자 원천 금지쪽으로 선회하고, 여기에 대기업 대출 제한 단서가 추가되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의 주택대출 영업을 제한하는데 대해선 금융당국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대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가계부채의 주범으로 보기 어려운 데다 전세나 월세 대출 등 영역에서 소비자들에게 나름의 편익을 가져다 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산업자본에 대한 지분보유 한도는 30~34% 사이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은산 분리 완화 법안은 34%(정재호·김관영)와 50%(유의동·강석진·김용태)에 무게 중심이 기운 가운데 최근 박영선 의원이 대표발의한 25%안이 있다.
민주당내 은산분리 완화 반대 진영 논리가 반영될 경우 30% 수준까지 산업자본에 대한 지분보유 한도가 내려갈 수 있지만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에선 50% 주장도 상당해 34%가 절충점이 될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논의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관한 은행법상 규제(4%, 의결권이 없다면 10%)를 25%나 34%, 50%로 완화하되 자산 10조원이 넘는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대상 대기업 집단에 대해 지분 보유 한도 상향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이다.
다만 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에 포함되더라도 ICT가 주력인 기업집단에는 예외적으로 은산분리 완화 혜택을 주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혁신 IT기업에 인터넷은행 문호를 개방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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