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버스 기사에서 복숭아 유기농 전도사 변신한 노상현씨
전남 최초 복숭아 유기농 인증 획득, 연간 1억원 소득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버스 기사에서 유기농 전도사로 변신해 인생 2막을 연 귀농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화순군 능주면 노상현(59)씨는 2015년 전남에서는 처음으로 복숭아 유기농 인증을 획득, 연간 1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유기농 인증은 농약, 화학비료 없이 재배해야 하는 데다 토양·수질 검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복숭아 유기농 인증 농가는 전남에서는 아직도 두 농가뿐이다.
노씨는 광주에서 제빵회사 대리점을 운영했지만 1995년 화재로 모든 것을 잃었다.
당시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아 보상은커녕 옆 건물의 피해까지 물어야 했다.
이후 버스 회사에 취직해 기사로 일하며 근무 시간이 아닐 때는 화순으로 가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저농약 인증을 거쳐 무농약 인증을 받고서는 아예 귀농을 결심했다.
2004년부터 1.2㏊ 과수원에서 복숭아를 친환경 재배해 2015년 전남 1호 복숭아 유기농 인증으로 결실을 봤다.
초보 농군 시절 병해충을 제때 퇴치하지 못해 수확량이 떨어지고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노씨는 친환경 농가를 돌며 방제기술을 익혔다.
화학비료를 대신해 당귀, 계피, 감초, 마늘 등을 혼합한 한방 영양제를 직접 만들어 액비와 함께 나무에 뿌렸다.
아카시아 꽃과 당밀을 섞어 발효시킨 천연 해충 기피제와 성장 촉진제를 만들었다.
노씨가 생산한 복숭아는 일반 복숭아보다 당도가 2∼4브릭스 더 높다.
가격도 3.6kg당 5만5천원의 고가에 유기농 유통업체 등에서 거래된다.
노씨는 "유기재배는 관행 재배보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고 생산량도 적지만 품질 경쟁력으로 대결하고 싶었다"며 "복숭아를 활용한 유기 가공식품, 소비자 체험까지 아우르는 6차 산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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