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는 없다" 싱가포르, 1호 프리미어리거 병역연기 신청 거부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한 10대 유망주 벤저민 데이비스(17, 풀럼)의 병역연기 신청을 거부했다고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했다.
응 엥 헨 싱가포르 국방부 장관은 전날 의회에서 지난 6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속한 풀럼 구단과 2년간 계약한 데이비스의 병역연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응 장관은 연기신청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로 "데이비스는 싱가포르 국적이 아닌 영국 국적자로 풀럼과 계약했다. 이것이 병역연기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첫번째 사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풀럼 홈페이지의 18세 이하 선수 소개 페이지는 데이비스를 '싱가포르 출신'이라고 소개했지만, 국적은 싱가포르가 아닌 영국으로 기재하고 있다.
응 장관은 이어 "언제쯤 병역 의무를 이행할지에 대한 계획을 밝히라고 지속해서 요구했으나 (데이비스 측에서는) 이에 대한 답이 없었다. 이것이 두 번째 병역 연기신청 거부 이유"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서 축구 아카데미 JSSL을 운영하는 데이비스의 아버지 하비 데이비스는 빅리그에 진출한 아들의 발전 속도 등 다양한 변수가 있으므로 당장 병역 의무 이행 시기를 못 박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응 장관은 또 "데이비스 측은 일단 풀럼과 계약을 체결한 만큼 일단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고, 병역연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싱가포르 국적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3번째 병역 연기 신청 거부 사유다"라고 답했다.
그는 "데이비스 개인의 역량 계발과 프로선수로서의 경력 관리를 위해 병역을 연기해줄 경우, 제때 병역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한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프로선수로서 뛸 수 있을 만큼 뛴 뒤에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심산인데, 국가와 병역 의무를 포함한 국가의 이익은 두 번째 고려대상이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적을 가진 남성과 2세대 영주권자는 18세가 되면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군, 경찰, 소방 등 분야에서 2년간 복무한다.
스포츠 선수의 경우 올림픽 경기에서 메달을 따는 등 국익에 기여했거나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병역연기가 가능하며, 병역 의무 이행이 불가능할 정도의 신체적 결함이 없는 한 면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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