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60억원 규모 조달청 입찰 담합 적발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KTV 국민방송과 국회방송이 발주한 자막방송 속기용역 입찰에서 짬짜미를 통해 '나눠 먹기'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한국스테노·워피드·한국복지방송을 적발해 과징금 총 5억6천만원을 부과한다고 4일 밝혔다.
공정위는 또 워피드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들은 2009∼2015년 KTV 국민방송과 국회방송이 조달청을 통해 각각 발주한 실시간 TV 자막방송 속기용역 입찰 12건(연간계약·계약금액 총 60억원)에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실시간 TV 자막방송은 청각 장애인의 시청권 보장을 위해 음성을 자막으로 화면에 띄우는 방송이다. 방송법 개정에 따라 2012년부터 의무 제공 사항이 됐다.
담합 업체들은 '제한적 최저가 방식'인 점을 이용했다. 이는 저가 수주를 막기 위해 실시간 속기용역 실적 보유 업체 중 최저가 제시 업체가 낙찰되는 방식이다.
실적이 없는 업체가 참여할 수 없으므로 친분이 있는 대표이사끼리 전화 통화로 낙찰예정자와 들러리, 입찰 금액 등을 합의했다.
일감을 주로 따낸 업체는 한국스테노(7건·22억원)와 워피드(5건·37억원)로 조사됐다.
업체별 과징금은 한국스테노 3억1천200만원, 워피드 2억1천300만원, 한국복지방송 3천500만원이다.
한국스테노가 고발 조처된 워피드보다 과징금이 많은 이유는 역시 담합에 가담했던 한국자막방송을 작년 흡수 합병하며 과징금을 승계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가가 운영하는 방송사의 자막방송 속기용역 구매 입찰에서 수년간 담합해 온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것"이라며 "앞으로 공공 입찰 시장 담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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