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군사훈련에 中, 정찰기 띄워 감시…양안 신경전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이 최근 최대 규모의 연례 군사훈련에 돌입하자 중국이 전자정찰기까지 띄워 감시에 나서는 등 양안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5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군은 전날 F-16 등 각종 전투기와 방공 미사일 등을 동원해 연례 '한광(漢光)'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훈련 둘째날인 이날에는 남부 핑둥(屛東) 주펑(九鵬)기지에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참석한 가운데 동부 해역을 향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훈련도 실시됐다.
이번 훈련에서는 대만이 자체 개발한 '톈궁'(天弓)-1, 2호, 미국산 패트리엇(PAC-2) 등 방공미사일이 잇따라 발사되며 전력을 과시했다.
특히 톈젠(天劍)-1 미사일 등을 장착한 대만산 전투기 IDF(경국호)와 미라주2000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첫날부터 '윈(運·Y)-9' 전자정찰기를 대만 동쪽 서태평양 해상에 띄워 훈련 상황을 감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윈-9기는 대만과 오키나와 사이의 미야코(宮古) 해협을 통해 서태평양으로 빠져나갔다가 다시 중국으로 되돌아갔다. 이 과정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출격해 윈-9을 추적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중국 정찰기의 감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훈련에 참여한 F-16 전투기 한 대가 추락하며 비행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대만군은 전날 오후 1시께 훈련에 참가했던 F-16 전투기가 북동부 산악지대에서 연락이 끊긴 뒤 기체 잔해와 조종사 시신이 발견됐다며 사고 이후 해당기종의 훈련 참가가 전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군은 지난 4월 대만섬 주변에서 폭격기 편대의 순찰 비행에 나선 데 이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20을 훈련에 투입한 사실을 공개하며 대만을 겨냥한 위력 시위를 계속하는 등 양안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군사위협이 가중되자 대만 민진당 정부는 미국을 개입시켜 위협을 해소하려는 모양새다.
대만 시사주간지 이저우칸(壹週刊)은 소식통을 인용해 민진당의 안보자문단이 대만이 현재 남중국해에서 실효 지배중인 타이핑다오(太平島)를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임대해주는 방안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이 경우 대만이 미국산 첨단무기를 구매하고 미국과의 군사교류를 확대하는 것과 함께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해야 할 수요가 있는 미국을 대만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미국의 양안관계 개입에 반대하는 중국의 극렬한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관측된다.
마원쥔(馬文君) 국민당 입법위원은 "대만의 군사력 쇠퇴는 다른 국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정부가 대만을 전쟁의 최전선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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