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美, 핵탄두 20여개 조속 국외반출 요구…北, 아직 주저"
"북미, 北 핵탄두 국외반출 논의 초점…北 일부 ICBM부터 반출 제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과 북한은 6.12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들을 국외로 반출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일본 교도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대북 강경론자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위한 구체적 조처로 거론했다가 북한의 큰 반발을 부른 방식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요구는 북한의 핵시설·핵물질 가운데 최대 20개로 추정되는 핵탄두부터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외국으로 옮기라는 것이다.
교도통신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으나, 양국의 현격한 견해차 때문에 합의를 이룰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금도 자국의 핵무기·미사일 전체를 국외로 옮기는 데 대해 주저하고 있다고 이들 관리는 전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미국 본토 공격능력을 갖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특정한 유형의 미사일을 먼저 국외로 반출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 관리들은 실무회담에서 북한 핵무기의 국외반출 문제가 타결되지 않는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으로 논의가 넘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핵무기 뿐 아니라 플루토늄·고농축 우라늄과 다른 핵 관련 물질들을 폐기하는 문제도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가 CVID 방식으로 완전히 제거돼야 비로소 대북 경제보상에 나설 수 있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백악관 안보사령탑인 볼턴 보좌관은 지난 14일 ABC방송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 주(州)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며 '리비아 모델'을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띄웠다.
오크리지는 미국이 과거 리비아 핵 협상을 통해 폐기한 리비아의 핵시설과 핵물질을 보관한 미국의 핵·원자력 연구단지여서, 이 발언은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처참한 몰락으로 귀결된 리비아 해법을 강력히 거부하는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망발",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 등으로 비난하며 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를 거론하는 등 '판'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후 최단기간에 핵 폐기와 보상을 주고받아 북한을 비핵화하는 '트럼프 모델'을 '리비아 모델'의 대체판으로 제시하며 상황을 진정시킨 바 있다.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위한 북미 실무회담은 27일 판문점에서 시작됐다. 28∼29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계 성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를 대표로 하는 미국 측 협상단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을 포함한 북한 측 협상단이 마주한 이 실무회담은 북미정상회담의 비핵화 의제를 조율하는 자리다.
미국이 요구했던 북한 핵무기의 국외반출은 북한이 반발해온 민감한 문제여서 북한이 전면 거부할지, 응한다면 어느 수위로 응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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