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기관 텔레그램 사용중단"…이란서 폐쇄될 듯
지난해 말 전국적 시위 '조직 통로' 역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정부가 18일(현지시간) 정부 부처나 공공 기관에서 텔레그램과 같은 외국에서 개발된 스마트폰용 메신저 앱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시를 내렸다고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국가 안보상 이유로 이같이 결정했으며, 이란 최고지도자실도 솔선수범하는 의미로 이날부터 텔레그램 계정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방침은 정부 관련 기관에 한하지만 곧 민간까지 폐쇄될 가능성이 커졌다.
텔레그램은 이란 국민의 절반인 4천만명 정도가 쓰는 '국민 메신저'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차단된 이란에서 텔레그램은 개인간 소통뿐 아니라 상품 광고, 운송업 등에서 널리 쓰인다.
다른 SNS나 메신저 앱과 달리 텔레그램에 관대했던 이란 정부는 지난해 말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정부·반기득권 시위에서 텔레그램이 조직 통로로 사용되자 국가 안보를 해치고 민심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엄격하게 대처했다.
당시 텔레그램이 약 열흘간 이란에서 차단됐다.
이후 이란 보수인사를 중심으로 텔레그램을 차단하고, 자국에서 개발된 '토종 메신저 앱'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란의 대표적 보수정치인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의장은 1일 "텔레그램이 다른 나라에서 테러 분자의 통신 수단으로 악용된다. 이란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면서 "이달 20일까지 토종 앱이 텔레그램을 대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의 이런 결정은 공교롭게 우방 러시아 당국이 같은 이유로 자국에서 텔레그램을 차단한 지 이틀 만에 발표됐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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