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인질극에 학부모들 학교로…"이게 무슨 일" "가슴이 철렁"
방배초 학부모들, 아이들 마중나와…학생들 "무서웠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최평천 기자 = 2일 교내에서 인질극이 벌어진 서울 방배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이게 무슨 일이냐"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전 11시 43분 서울 서초구 방배초 교무실에서 한 남성이 이 학교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였다가 약 1시간 만에 경찰에 제압당했다.
다행히 피해 학생은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많은 학부모가 혹여 자신의 아이가 다치기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한달음에 학교로 달려갔다.
범인 검거 직후인 오후 1시께 교문 앞에는 100여명의 학부모가 몰려나와 자녀가 무사히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집에서 급하게 나온 엄마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학부모들은 황망해 하면서도 "괜찮아요. 잡혔대요", "어휴, 이게 무슨 일이야." 하며 서로를 달랬다.
교문은 학교보안관과 경찰이 통제해 학부모들이 들어갈 수 없었다. 사건 탓에 수업이 일찍 파한 학생들이 하나둘씩 교문 밖으로 나오자 엄마들은 총알처럼 달려가 아이의 손을 잡거나 꼭 끌어안았다. "왜 이렇게 안 나와" 하며 울상을 짓는 학부모도 눈에 띄었다.
학부모 허모(36·여)씨는 "집에 있다가 경찰이 학교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급하게 학교에 왔다"면서 "담임 선생님이 애들을 데리고 학교 밖으로 나왔다고 하더라. 우리 애가 괜찮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A(여)씨는 "한 엄마가 학부모 단톡방에 올린 인질극 뉴스를 보고 놀라서 왔다"면서 "학교로부터 연락을 못 받은 건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학년인 아이 손을 꼭 잡고 있던 김모(38·여)씨는 "너무 무서웠다. 학교 앞에 경찰들이 있어 더 불안했는데 아이가 아무렇지도 않다고 해서 정말 천만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대다수 아이들은 속이 까맣게 탔던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업이 일찍 끝났다는 생각에 그저 즐겁게 웃고 떠들었지만, 놀란 가슴이 쉬 진정되지 않는다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한 학생은 "창문과 문을 잠갔어요. 무서워요"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6학년생 B군은 "피해 아이가 6학년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6학년 교실 아이들 몇몇이 자기 동생이 피해를 당했을까 봐 걱정돼 울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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