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美원조중단 걱정안해…수십억달러에 국익 타협않아"
총리 재무보좌관 인터뷰…"테러조직 소탕 노력 국제사회가 몰라줘"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파키스탄 정부 고위 관계자가 군사원조 중단을 선언한 미국에 대해 또다시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욕설(f***)을 섞어가며 비판했다.
다만, 그는 자신들의 테러조직 소탕 노력을 국제사회가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것 같다는 점도 함께 언급, 향후 협상 등을 통해 미국과 관계를 개선해 나갈 가능성도 시사했다.
파키스탄 총리의 재무 보좌관인 미프타 이스마일은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완전히 원조를 중단할지라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스마일 보좌관은 파키스탄에서 사실상 재무 장관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는 "파키스탄은 세계에서 여섯 일곱 번째로 큰 나라이고 7번째로 큰 규모의 상비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수십억 달러 때문에 우리의 안보, 국익에 대해 타협하지는 않는다"고 강하게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월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어리석게도 지난 15년간 파키스탄에 330억 달러가 넘는 원조를 했다"고 "그들은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잡으려고 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한 직후에 나온 조치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는 지원중단 액수가 정확히 얼마인지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그 규모가 총 10억 달러(약 1조600억 원)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은 파키스탄이 테러조직 소탕을 위한 행동에 나선다면 지원 보류 결정이 재고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국은 그간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과 관련해 동맹으로 여겨질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스마일 보좌관은 "파키스탄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으며 미국과 파키스탄과의 관계는 사상 최악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누군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트윗하고 있다. 나는 그가 무엇을 트윗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I don't know what the f*** he tweets)"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행태'를 비꼬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어 이스마일 보좌관은 미국 등이 생각하듯 파키스탄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 등의 소탕에 소극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관련 노력을 더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불법 자금 세탁을 통해 테러조직에 돈이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조사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오는 6월까지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조치는 국제사회가 파키스탄에 또 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도록 막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파키스탄이 그간 극단주의 조직과 맞서 싸운 노력을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워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현재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테러 관련 안보 문제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제사회가 이 같은 우리의 노력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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