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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세월호 7시간'에 최순실 만나 수습책 상의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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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세월호 7시간'에 최순실 만나 수습책 상의했다니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당일의 첫 대통령 보고 및 대통령 지시 시각을 조작해 책임을 모면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28일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및 대통령훈령 불법 변개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당일 박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시간은 전임 청와대가 주장한 오전 10시가 아니라 20분가량 늦은 10시 20분께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통령이 김장수 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총력 구조를 지시한 시간도 10시 15분이 아니라 구조의 골든 타임이 지난 10시 22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임 청와대의 거짓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로부터 20~30분 간격의 실시간으로 11차례 서면보고를 받는 등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주장해 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인 최순실 씨가 참사 당일 오후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도 밝혀졌다. 국가 위기관리 컨트롤타워가 청와대라는 내용의 대통령훈령(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안행부가 컨트롤타워'라고 고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전임 정부 청와대는 세월호 탑승객 구조의 골든타임의 마지막 시간을 오전 10시 17분으로 정하고 그 이전에 대통령 보고와 지시가 있었음을 가장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 당일 국가위기 상황에서 국가원수이자 행정 수반인 박 전 대통령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놓고 '세월호 7시간 의혹'이 계속 일어 논란이 계속됐다. 그런데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대형 참사가 발생한 당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과 이를 보좌해야 할 청와대가 구조작업 진두지휘 등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 한 것은 물론이고 늑장·부실대응 책임을 면하기 위해 국회 답변자료 등 공문서까지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사고 당일 집무실이 아닌 관저 침실에 머물면서 오전 10시께 김장수 실장의 첫 전화 등 수차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뒤늦게 첫 상황보고를 받게 되면서 구조의 골든 타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결과 박 전 대통령은 사고 당일뿐만 아니라 재임 기간 청와대 본관에서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 등 공식 일정을 마치면 관저에서 근무하는 형태를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참사 당일 첫 보고를 받고 오후 중대본 방문 때까지 박 전 대통령이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계속됐는데 국정농단 주범인 최 씨의 방문을 받고 대책을 논의한 사실이 새로 드러났다. 그간 청와대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서 사고 당일 간호장교와 미용사 외에는 외부인의 관저 방문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새빨간 거짓말로 드러난 셈이다. 대형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무회의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을 열어 총력 대응방안을 논의하지 않고 최 씨와 '문고리 3인방'만 만나 수습책을 상의했다는 대목에선 말문이 막힌다. 최 씨의 당일 방문은 예정돼 있었고, 이때 외에도 최 씨가 참석한 현안 대책회의가 자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최 씨가 청와대 경호실의 검색절차 없이 차를 타고 관저 마당까지 들어올 수 있는 'A급 보안손님'이었다는 점 등은 '비선 실세' 최 씨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게 한다.

이번 검찰 수사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을 놓고 제기된 국민의 의혹 중 상당수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렇게 '세월호 7시간 의혹'의 실상이 드러났는데도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계속 불응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된 전임 정부 청와대의 고위공직자 중 상당수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검찰은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내달 6일 1심 선고를 앞둔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정황증거 자료 등을 최대한 활용해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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