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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로 성공했던 신해철은 왜 밴드로 회귀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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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로 성공했던 신해철은 왜 밴드로 회귀했을까
신간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988년 크리스마스이브, 대학가요제 본선의 마지막 순서. 트윈 키보드에 의한 25마디의 전주가 울려 퍼지는 순간, 게임은 끝났다. 한국 대중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데뷔곡으로 손꼽히는 '그대에게'가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신해철과 밴드 '무한궤도'는 그렇게 눈부신 데뷔를 알렸다.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다. 이제 고인의 이름은 의료사고 관련 사회부 기사에서나 간간이 등장할 뿐이다. 음악평론가 강헌은 신간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돌베개 펴냄)에서 고인의 이름 석 자를 다시 소생시켰다. 1994년 인터뷰어와 가수로 만난 두 사람은 20년간 끈끈한 우정을 지켜왔다. 덕분에 신해철에 대한 가장 사적이고 전문적인 주석이 탄생했다.
책은 솔로로 스타덤에 올랐던 신해철이 밴드로 회귀한 이유를 되짚는다. 밴드에서 솔로로 전향하는 일은 허다했지만 반대의 경우는 전무후무했다.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와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로 1990년대 청춘스타로 떠올랐던 신해철은 반대의 길을 걷는다. '무한궤도'를 거쳐 '넥스트'로 발전하며 밴드 포맷을 지켜낸 것. 이후 신해철은 한 가지 트렌드에 함몰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다양한 음악 장르, 혹은 음악 이외의 예술을 탐험한다.
저자는 "밴드는 자본이 지배하는 문화산업의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음악 청년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억누르는 통제 체제에 대항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공동체"라며 "신해철이 밴드를 지속시키고자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세상을 등지기 전 신해철은 자신의 노래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도 기획하고 있었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의 암살이 실패했다면?'이라는 발칙한 화두를 시작으로 쓴 작품이었다. 뮤지컬의 플롯과 캐릭터를 완성될 즈음 그는 세상을 떠났고, 남겨진 저자는 홀로 초고를 완성했다. 책은 신해철의 치열했던 고민의 한 단면을 뮤지컬 원고로 보여준다.
강헌 지음. 360쪽. 1만6천원.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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