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사면초가…美대선 스캔들로 주주들에 집단소송
주주들 美법원에 "페북 개인정보 유출로 손해" 소송
미국·영국·EU 등 조사 추진…저커버그 의회출석 요구도 줄이어
페북 시총 이틀새 52조원 허공에…저커버그 자산 약 10조원 증발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페이스북이 지난 미국 대선 때 회원 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됐다는 파문에 휩싸인 가운데 이번엔 주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해 사면초가에 놓였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페이스북 주주들은 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페이스북을 상대로 개인정보 유출 파문 이후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집단소송을 냈다.
이번 집단소송에서는 원고로 2017년 2월 3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불거진 직후인 이달 19일까지 페이스북 주식을 매입한 주주들을 대변한다.
소장에 따르면 이들 원고는 페이스북이 "그릇되고 사실을 호도하는 발언을 했고, 회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에 접근하도록 허용해 자체 정보보호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 자문위원은 "우리는 개인 보호 정책을 강화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상황을 살펴보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파문은 페이스북을 통해 수집된 유권자 정보가 2016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전달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7일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페이스북은 2014년 케임브리지대 교수에게 개인정보 사용을 허락했으며, 이 교수가 다시 영국 정보 회사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5천만 명에 이르는 개인정보를 넘기면서 유권자 성향이 샅샅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면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영국과 유럽연합(EU)도 각각 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를 겨냥해서도 미국과 영국 정계에서 각각 의회 출석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미 하원 다이앤 파인스타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 스캔들이 "위험한 신호"라며 저커버그의 의회 증언을 촉구했고, 영국 하원 미디어위원회도 저커버그에게 의회 출석을 요청했다.
미 뉴욕 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파문 직후 첫 거래일인 지난 19일 6.77% 폭락한 데 이어 이틀째인 20일에도 2.56%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1일 고점에서 약 14% 하락한 것이다.
시가총액으로는 19일 367억 달러(39조 원)가 증발한 데 이어 20일에도 129억 달러(13조8천억 원)가 쪼그라들었다. 이틀 동안 52조 원이 넘는 돈이 사라진 것이다.
저커버그 자산도 주가 폭락으로 이틀 만에 90억 달러(9조6천억 원)가 증발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 자산은 지난 17일 750억 달러에서 660억 달러로 떨어졌으며,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도 4위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주식 4억 주를 가지고 있다.
한편 주가 지수 제공사인 MSCI는 페이스북의 평가 지수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20일 밝혔다.
MSCI는 현재 페이스북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수에서 "평균"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재검토에 따른 영향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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