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사단' 전재홍 감독, '사우나 알몸 도촬' 벌금형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영화감독 김기덕의 제자인 전재홍 감독이 남의 알몸을 몰래 촬영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정은영 판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감독에게 21일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4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전 감독은 2016년 8월 사흘에 걸쳐 서울의 한 찜질방 탈의실에서 남성들의 나체 동영상 10여개를 찍은 혐의로 그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전 감독은 재판에서 "촬영 자체는 인정하나 성적 욕망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휴대전화 도난·분실 사고가 자꾸 발생해 범죄 예방 차원에서 상시 촬영한 것이므로 범행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 판사는 "법이 보호하는 법익은 피해자의 성적 자유와 함부로 촬영 당하지 않을 자유"라며 "촬영자의 동기나 목적이 범죄 성립 여부를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 부위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부위인지 고려해야 하는데 피고인이 찍은 것은 성기를 포함한 알몸이며 얼굴까지 식별될 정도"라며 "찍히는 입장에서는 어느 면으로 봐도 성적 수치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정 판사는 "촬영물을 따로 저장하거나 다른 곳에 이용했다고 볼 근거가 없고, 초범인 점, 피해자들이 받았을 상당한 충격 등을 모두 고려해 벌금형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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