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사기에 가담한 현대차 직원…22명 대상 10억 뜯어(종합)
가짜 면접과 신체검사도 실시, 피해자들 "감쪽같이 속았다"
(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취업이 절박한 취업 준비생과 실업자 등을 상대로 10억여원을 뜯은 취업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완주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A(43·여)씨를 구속하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B(52)씨 등 노조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약 11개월 동안 "대기업에 취업시켜주겠다"며 취업 준비생과 실직자, 부모 등 22명을 속여 10억2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4천만원부터 많게는 7천만원까지 뜯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은 구직 중인 주변 지인들에게 접근해 취업 알선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A씨는 피해자들의 신뢰를 얻기위해 이 공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B씨등 2명을 끌어들이기도 했다.
현대차 직원과 사내 협력업체 직원까지 끌어들여 그럴듯한 채용과정을 만들었고 이들 앞에서 피해자들이 면접을 보게 하는 등 사전 계획도 치밀하게 짰다.
피해자 중 일부는 A씨 등이 허위로 만든 근로계약서에 서명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은 이후 "입사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돈을 더 많이 낸 사람부터 취업된다"며 추가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피해자는 "A씨가 현대차 노조원을 소개해주면서 채용과정을 설명하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감쪽같이 속았다"며 "면접도 보고 신체검사도 받았는데 이 모든게 사기였다는 게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사기 행각은 약속한 날짜에 취업이 되지 않자 이를 의심한 A씨 등의 신고로 꼬리가 잡혔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자 진술과 증거 등을 확보한 뒤 이들을 모두 붙잡았다.
경찰은 지금까지 드러난 22명 외에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현대자동차에서 오래 근무한 피의자가 취업 제안을 하니 속아 넘어간 것 같다"며 "추가 피해자가 더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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