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 하나의 터미널처럼…항만공사 "새 운영 체제 모색"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운영사 난립으로 비효율이 발생하고 과당경쟁 때문에 하역료 등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는 부산신항을 하나의 터미널처럼 운영하는 방안이 본격 모색된다.
부산항만공사는 올해 부산신항의 단일 운영 체제 구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연간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천만 개 정도 처리하는 부산신항은 5개 운영사가 3~6개 선석씩 나눠 운영한다.
터미널들 사이에는 펜스가 쳐 있어 바로 옆에 있는 터미널로 환적화물이 곧장 가지 못하고 트레일러에 실어 외부도로를 거쳐 이동해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또 한 터미널이 혼잡해 대기하는 선박이 생겨도 다른 터미널로 옮겨 화물을 내리기도 쉽지 않은 등 비효율이 곳곳에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항만공사는 우선 터미널 간 펜스 일부를 헐어 환적화물이 외부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부두 내에서 이동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선사, 터미널 운영사, 운송사의 환적화물 정보를 한곳에 모아 통합배차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트레일러가 빈 차로 운행하지 않도록 해 운송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신항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므로 신항 전체를 하나의 터미널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체제 자체를 개편하는 노력도 기울인다고 항만공사는 밝혔다.
이를 위해 항만공사, 터미널 운영사, 연구기관 등으로 워킹그룹을 구성해 3월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외부 기관에 맡겨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하는 용역도 진행한다.
5개 운영사가 자발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지분 관계에다 운영사 이해가 엇갈리는 문제 때문에 기대하기 어렵다.
항만공사는 대안으로 항만공사와 운영사들이 공동출자하는 지주사를 설립해 선사를 상대로 마케팅과 하역료 협상 등을 하고 이익을 지분 비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안과 2022년께 문을 열 예정인 서컨테이너부두와 기존 5개 터미널 운영사가 각각 다른 터미널에 서로 지분 참여하는 형태로 사실상 하나의 운영사처럼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터미널 운영사들이 통합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면 서컨테이너 부두를 내세워 압박하는 전략도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서컨테이너부두는 신항 입구에 자리한 데다 기존 터미널들보다 수심이 깊고 장치장도 넓어 경쟁력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글로벌 선사들이 해운동맹의 수를 줄이고 덩치를 키워 터미널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신항의 운영사 난립 상태가 계속된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최적의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항만공사는 부산 북항은 진행 중인 운영사 통합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2035년까지 연간 70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세계 20위권 항만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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