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러 압바스와 회담…"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논의"
압바스 "美의 단독중재 거부, 다자 중재틀 마련해달라" 요청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보도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압바스 수반과의 회담 시작 전에 양국 간 오랜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스크바 방문, 압바스 수반과의 회담에 앞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 그들과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압바스 수반에게 최고의 인사를 전해달라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급을 전했다.
그러나 압바스 수반은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악화해온 미국-팔레스타인 관계를 거론하며, 미국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의 유일한 중재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압바스 수반은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공식 선언하고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하라고 국무부에 지시한 것은 팔레스타인의 '뺨을 때린 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압바스 수반은 그러면서 "이 순간부터 중재자인 미국과의 모든 형태의 협력도 거부한다. 우리는 그들의 활동에 반대하기 때문이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만일 어떤 국제행사가 열리면 그 결과로 미국이 유일한 중재자가 아닌 그룹의 일부가 되는 그런 체제가 만들어지길 요청한다"면서 "우리는 이란 핵문제 협상에서처럼 4자 중재국(미국, 러시아, 유엔, 유럽연합)에 다른 국가들이 참여하는 형태의 다자 중재 틀에 어떤 반대도 없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의 단독 중재자로 나서는 것에 반대하며, 러시아와 다른 국가 및 국제기구 등이 참여하는 다자 중재틀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해석됐다.
푸틴 대통령은 압바스 수반의 강경한 반미 입장에 대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에서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크렘린궁은 이날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 결과에 대해 별도 보도문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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