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본 집, 가보면 없다'…작년 허위매물 신고 4만건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부동산 경기 호황 속에 인터넷 부동산 정보업체에 허위매물이 올라오는 사례가 근절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산하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센터로 접수된 허위매물 신고 건수는 총 3만 9천267건으로, 4만건에 육박했다.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포털 업체를 비롯한 부동산 정보제공 사이트에서 들어오는 허위매물 신고 접수 및 처리를 담당한다.
총 신고 건수 중 정보업체 또는 중개업소가 자율적으로 매물을 삭제한 건이 3만 4천276건이다. 중개업소가 정상매물이라고 답했지만, 현장 검증에서 허위매물로 확인된 경우도 318건이나 됐다.
지난 2014년 9천400여 건이던 허위매물 신고는 그 후로 폭발적으로 늘어 2016년 4만 2천여 건을 기록했다. 부동산 허위매물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업계도 나름대로 자율감시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해도 신고 건수가 4만 건에 육박하는 등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양상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중개업소가 일단 고객을 끌고 보려고 실제로 없는 매물도 있는 것처럼 올리는 것이 허위매물 범람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아파트값이 계속 올라가다 보니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보고 오는 손님이 대부분이라 실제 물건이 있든 없든 일단 매물을 많이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 매물을 보고 전화로 확인까지 해도 실제로 중개업소를 찾아가면 '조금 전에 팔렸다'면서 다른 집을 보여주거나 하는 식의 경험담이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측도 중개업소의 매물 등록에 따른 수수료를 받다 보니 굳이 허위매물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포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허위매물은 곧 사용자 불편으로 이어지니 진성매물만 노출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면서 "결국 허위매물도 돈이 되다 보니 근본적으로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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