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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정부시위는 고삐 풀린 실업·물가·핵합의 실망 탓"
청년 실업률 24%, 기름값 50% 인상, 저소득층 지원삭감에 폭발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지난해 12월 28일 이란 동북부 마슈하드에서 시작된 반정부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적어도 12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격렬해진 배경에는 고삐 풀린 실업률과 물가상승 우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삭감 등에 따른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통치 방식, 보수 기득권을 규탄하는 형태로 나아가고 있지만, 서민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다.
미국 CNN 방송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이하 현지시간) 이 같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심층 보도했다.
지난 주말 이란인 수천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경제침체 등을 이유로 정권교체를 요구했다. 2009년 이후 거의 10년 만에 있는 대규모 반정부시위다.
그러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집권한 2013년 이후 이란의 거시경제 지표는 호전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은 34%에서 10%로 떨어졌고, 경제성장률도 4.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2015년 7월 미국 등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독일), 유럽연합(EU)과 핵합의를 하면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돼 원유수출을 재개하고 해외투자를 받는 등 여건이 한층 좋아졌다.
그러나 서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개선된 게 없고, 오히려 악화했다는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은 24%를 훨씬 초과하고 있으며 특히 도시 젊은이와 여성의 실업률은 심각한 상태다.
로하니 대통령도 1일 "실업문제가 가장 큰 도전"이라며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밝혔을 정도다.


독일 싱크탱크 'CARPO'의 공동 설립자인 아드난 타바타바이는 "전문가 수준에서, IMF의 시각에는 로하니 대통령이 이란 경제 성장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고 있지만 사회 정의가 이뤄진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란 국민의 불만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새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폭발했다.
정부가 기름값을 50%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히면서 저소득층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하기로 해 지금도 근근이 살아가는 3천만명이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국가기관과 종교기관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늘어 소셜미디어에는 불평등을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유명한 한 종교 지도자가 내년에 받게 되는 보수가 10년 전의 8배나 된다는 소식도 불만을 키웠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한 40대 교사는 "경제적인 압박 때문에 작년에 20년 이상 타던 차를 팔았다"면서 "어려움을 감당할 수 없는데 기름값 상승이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핵합의로 경제, 고용, 생활 수준이 크게 나이질 것으로 기대했다가 이처럼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않자 실망한 국민이 반정부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원유수출과 관광산업 등 몇몇 분야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정치적 위기 자문기구인 유라시아 그룹의 클리프 쿱찬 의장은 "침체된 생활 수준이 반정부시위의 주요 원인"이라며 "핵합의로 얻은 과실로 생활 수준을 높이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타바타바이는 "로하니 대통령이 핵합의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기대감을 너무 높여놓은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정부시위가 확산함에 따라 로하니 대통령은 의회 관련 상임위원회와 만나 서민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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