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 '경제가 안보' 천명한 트럼프 독트린
"'아메리카 퍼스트' 슬로건 넘어 정책으로…현실화는 지켜봐야"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와 '경제 안보'를 천명한 '트럼프 독트린'(doctrine)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정부의 외교안보 기조와 전략을 담은 새 NSS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대선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아메리카 퍼스트'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CNN은 '아메리카 퍼스트'가 정치 슬로건을 넘어, 미국 외교 정책 결정을 인도하는 힘이 됐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고립주의'(America Alone)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왔지만, 새 NSS는 미국이 동맹들과 멀어지는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미국은 자립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새 NSS는 특히 미국 무역 불균형에 주목하고 다른 나라의 '경제 공세', 사실상 중국의 공세를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NSS 발표에 맞춰 한 연설에서 미국의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의 토대가 된다고도 강조하면서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해 강력한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 혁신 기지'를 지키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중국이 유명한 미국 기술을 사들이는 것을 막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원칙 천명은 전임 정부들과 선을 긋는 것이라고 미 언론은 분석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을 경쟁자로 명시한 부분은 오바마 전 정부에서 글로벌 위협에 대처하는 데 있어 중국을 파트너로 봤던 것에서 '급진적 이동'이라고 평가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정책에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NYT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해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고 분석했지만, NSS의 비판적인 어조들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무역 조치를 경고하긴 했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과 함께, 중국에 대한 그의 개인적 관점은 지난 11월 방중 우호적으로 바뀐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콩 중문대 사이먼 셴 교수는 조지 부시 대통령도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명시했지만, 정책으로 쉽사리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션 교수는 "9·11 이후 중국의 협조가 필요했을 때 미국은 역설적으로 이 '전략적 경쟁자'의 경제적 진전의 주요 조력자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연설이 정치 유세 스타일로 진행됐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로널드 레이건 빌딩에서 진행된 이 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 성과는 내세우고, 전임 대통령의 과오를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임 정부 지도자들을 겨냥한 듯 "그들은 미국의 위대함에 대한 믿음을 잃었고, 결과적으로 우리 국민도 정부와 미래에 대한 확신을 잃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스스로 일어설 것"이라며 "미국의 성공은 뻔한 결과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쟁취해야만 하고 이겨서 얻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정부 각료와 군 지휘부 앞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NSS 내용보다 흥분된 어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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