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만큼 프로젝트 관리자도 중요"…올해 노벨물리학상 의미
물리학상, 프로젝트 최고 관리자 공동수상에 세계 주목
배리스교수, 중력파 전문가 아닌 연구재단 소장
전문가 "연구 대형화 추세, 프로젝트 관리 공로 평가에 의미"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아인슈타인이 1세기 전 주장한 중력파의 존재를 실제로 확인한 올해 노벨물리학상 공동수상자 3명 중 1명인 배리 배리시(81) 캘리포니아공과대학(캘텍) 교수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중력파 전문가가 아니고 수상자들이 속해 있는 '라이고(LIGO)' 협력재단의 2대 소장으로 라이고를 전 세계 연구자가 참가하는 대형 연구사업으로 변화시킨 공적이 평가돼 공동수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배리시 교수의 수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현대 과학연구에 필요한 인재를 평가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11일 새벽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물리학상 수상식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왜곡돼 우주에 물결처럼 전달되는 중력파를 세계에서 처음 관측한 미국 라이고 연구진 3명이 공동으로 상을 받았다.
수상자 중 관측방법을 고안한 라이너 바이스(85)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와 중력파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킵 손(77) 캘텍 명예교수는 모두 중력파 전문가다.
이에 비해 배리시 교수는 중력파 전문가가 아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중력파 관측단 라이고의 2대 소장으로 재단 사업을 전 세계 과학자들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변혁한 공로를 평가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과학정책 전문가로 노벨상 역사에 밝은 일본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의 아카이케 신이치(赤池伸一) 센터장은 NHK에 "지금까지는 수상 대상이 되는 논문을 중심으로 집필에 참가한 연구자가 수상해 왔다"고 지적하고 "프로젝트를 이끈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것은 대단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특히 물리학 실험은 대규모화하고 있어 매니지먼트(관리)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배리시 교수의 수상은 새로운 시대의 과학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빛을 본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배리시 교수는 1994년 라이고 재단의 2대 소장으로 취임했다. 당시에 이미 중력파 관측시설 건설승인이 나 있었지만, 전혀 진전이 없어 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였다. 배리시 교수는 우선 기술을 제고해 경험을 축적하면서 개량을 추진해 관측을 실현한다는 2단계 건설계획을 제시했다. 이 계획이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아 예산도 늘게 됐다.
배리시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중력파 관측에는 여러 가지 연구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관측시설 건설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예산도 필요하다" 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전망에 입각해 계획을 세운 게 성공의 비결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대형 시설 건설에 필요한 엔지니어 등을 연구팀에 합류시키는 한편 1997년에는 라이고 과학협력단이라는 조직을 설립해 전 세계 1천 명 이상의 연구자가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배리시 교수는 "우리는 장치를 만들어 움직이고 과학을 이해하고 팀을 개선할 수 있는 인재를 모았다"면서 "이런 폭넓은 협력이 없었다면 중력파 관측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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