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집념의 NFL 때리기…"대중, NFL 무례함에 질렸다"
"이번주 24명 무릎꿇어" 숫자 세는 집요함까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미국프로풋볼(NFL)의 '무릎 꿇기' 시위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NFL 측의 대립이 끝을 모른 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전 국민의례 시간에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하는 선수들을 리그에서 퇴출하고 이런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NFL이 계속 이런 요구를 무시하자 갈등이 가라앉지 않는 형국이다.
지난 9월부터 약 석 달째 이어져 온 트럼프 대통령의 집념도 대단하지만, 정권 초반 서슬 퍼런 대통령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NFL 사무국과 구단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
이처럼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면 언젠가 극단적으로 폭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문제는 아직 임기 1년도 지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로 자신의 요구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 와서 그런 요구를 없던 일로 하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나간 측면도 있다. 이미 석 달 동안이나 같은 요구를 공개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아무 성과도 없이 요구를 슬며시 철회한다면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미국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권위가 크게 손상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잊힐 만할 때마다 한 번씩 NFL을 공개 비판하면서 반드시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28일(현지시간)에는 한 주 동안 무릎을 꿇은 선수들의 숫자까지 직접 세어서 공개하는 집요함을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금은 (관중석을) 채우기도 힘든 NFL 경기장에서 이번 주 적어도 24명의 선수가 무릎을 꿇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제부터는 일부 선수와 구단이 아니라 NFL 종목 전체를 흔드는 것으로 완전히 전략을 바꾼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중은 NFL이 우리나라와 국기, 국가(國歌)에 대해 보여준 무례함에 질렸다"면서 "약하고 통제 불능"이라고 적었다.
그의 NFL 공개 비판은 불과 나흘 만에 다시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트위터에서 로저 구델 NFL 커미셔너를 겨냥해 "우리나라와 국기, 국가에 대한 무례를 계속하는 선수들을 징계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을 믿을 수 있느냐"며 "커미셔너는 통제를 못 하고 선수들이 '보스'가 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NFL '무릎 꿇기' 항의는 지난해 8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뜻으로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은 것이 효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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