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민의당 내홍에 계산 복잡…예산 악영향·정계개편 우려
與 일각서 안철수 중도통합 행보에 예산 처리 차질 가능성 대두
국민의당 분당시 與도 선택 직면…내부서 단계적 결합·선별복당 시나리오도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제1협치 파트너인 국민의당 내홍 사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소수 여당인 민주당의 우려와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호남 중진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대표가 이른바 중도통합 행보를 지속하면서 민주당에서 멀어지는 분위기여서 자칫 예산·입법 국회에서 국민의당의 협조를 받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장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시한(12월 2일) 내에 처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민주당 일각에서 흘러나온다.
소수 여당(121명)으로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면 국민의당(40명)과의 공조가 절대적이지만 문재인 정부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안 대표의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예산국회를 '캐스팅 보터'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예산안을 지렛대로 국민의당의 힘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도·보수통합 움직임에서도 주도권을 쥐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 기한 내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아직은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지만 국민의당 내홍 사태가 자칫 분당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인위적 정계개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민주당의 확고한 입장이지만, 정국 상황에 따라서는 불가피하게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여당 내에서는 '국민의당 12월 말 위기설'이 적지 않게 나돌고 있다.
이는 안 대표 진영과 호남 중심의 이른바 '평화개혁연대'로 대표되는 비안(비안철수)계가 이미 서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형국인 데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준비하려면 그때까지는 세력 재편의 윤곽이 잡혀야 한다는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다.
만약 국민의당에서 중도통합에 반대해온 호남 의원들이 이탈하게 될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한때 한솥밥 식구였던 이들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선택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일단 외곽 그룹으로 있다가 추후에 합치는 '단계적 결합론'이나 당내 거부감이 적은 인사들부터 들어오는 '선별적 입당론' 등의 시나리오가 아이디어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도 반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있다.
다만 자유한국당 중심의 야권 재편 과정에서 원내 1당 지위가 위협받을 경우 민주당이 이들을 바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일부 있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아직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대응 방향을 특정하기는 어렵다"면서 "국민의당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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