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해수욕장 호안도로 바닥 '최치원 블록' 없던 일로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시민이 걸어 다니는 호안도로 바닥에 신라 말 석학 고운 최치원 선생을 홍보하는 보도블록이 설치됐으나 곧 철거될 전망이다.
23일 해운대구에 따르면 해운대관광시설사업소가 35억원을 들여 해운대해수욕장 호안 도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피서철 해운대해수욕장 보행로가 비좁다는 지적에 따라 호안 도로의 폭을 기존 2.5∼4m에서 4.5∼6m가량으로 넓히는 공사다.
이번 공사는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 때 해운대해수욕장이 해일 피해를 본 뒤 이를 복구하는 사업으로 12월 말까지 진행된다.
해운대구는 호안 도로를 확장하면서 구분한 7개 테마존 중 최치원 구역 보행로 바닥에 최치원 선생의 얼굴이 그려진 보도블록을 설치했다.
이를 본 일부 주민이 신라 시대 대학자인 최치원 선생의 얼굴을 사람들이 밟고 다니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항의했다.
심윤정 해운대 구의원은 "연예인 핸드프린팅도 아니고 얼굴을 발로 밟고 지나가는 것은 옛 성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관광시설사업소는 "해운대 지명을 유래시킨 최치원 선생을 소개하면서 해운대를 홍보하려는 취지였다"며 "논란이 생길 수 있어 보행로 바닥에 있는 최치원 선생 홍보 시설물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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