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3년간 대통령 비판 등 법원 내부게시글 31건 삭제"
"내부 의견진술 보장돼야"…예규상 근거불명·명예훼손·중립위반시 삭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대통령이나 특정 대법관 비판 내용 등의 내부 게시글이 삭제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2014년 4월부터 올 6월 말까지 법원 내부 전산망(코트넷)에 올라온 글 중 24건을 삭제했다. 작성자가 자진 삭제한 경우는 7건, 자진 수정하거나 일부 수정한 경우는 2건이다.
삭제된 글 중에는 "대법원을 통째로 손아귀에 넣은 박근혜는 복 받은 대통령입니다", "대법원장의 심기를 건드리는 게시물을 당장 지우고, 악플러를 출동시키세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대법원 예규인 '사법부 전산망을 이용한 그룹웨어의 운용지침'은 코트넷에 근거가 불분명하거나 허위의 내용, 타인을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내용 등의 글을 게시하지 못하게 한다.
코트넷 운영위원회는 게시물이 법령이나 지침에 저촉된다고 판단되면 게시자에게 자진 삭제나 수정 등을 권고할 수 있다.
게시자가 이런 권고에도 스스로 조치하지 않으면 운영위가 해당 게시물을 삭제 조치할 수 있다.
삭제된 글의 상당수는 법원 공무원 A씨가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태섭 의원은 "법원 내에서 이뤄지는 일들에 대해 내부 당사자들의 의견진술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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