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與, 놀부심보"…宋·趙 임명시 '추경연계' 시사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청와대가 송영무(국방부)·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당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 등 국회 일정 참여 기조를 이어갈지 고민에 빠졌다.
최근 '제보조작' 사건 파문을 떨치기 위한 전략으로 국회 정상화와 민생 행보를 강조해왔지만, 야당으로서의 요구가 전혀 수용되지 않는다는 불만 속에 '여당 2중대' 프레임도 벗어나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국민의당은 야 3당이 공히 '부적격 3종 세트'로 꼽아온 3명 중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 절차에 힘을 실어줬지만, 송 후보자와 조 후보자까지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원내정책회의에서 이들 두 후보자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제도 자체를 부인하고, 국정 파트너로서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을 만들지 마라. 국민의당을 시험에 들지 말게 해달라"고 경고했다.
임명 강행에 따라 국회가 파행할 경우 그 책임 역시 정부·여당에 있다는 지적이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두 후보자는 도덕적 흠결이 매우 크고 이를 상쇄할 만한 자질과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며 "장관 임명과 추경처리 어느 것도 밀리지 않겠다는 민주당 태도는 놀부 심보이자 무능력한 아집"이라고 논평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회 정상화로 보수야당과 차별화한다는 방침을 유지할지도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은 일단 인사청문회와 추경을 별도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후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도 참여해 세입현황 보고를 받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자유한국당·바른정당과 마찬가지로 추경 일정을 보이콧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내비치고 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과반이면 통과되니 국민의당이 힘을 합쳐 가자'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컴백을 기다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와 추경을 연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뺨 맞으면서도 언제나 웃을 수는 없다"며 "김상곤 부총리가 부적격임에도 청문 보고서를 채택해준 것은 '조대엽·송영무 후보자를 수용할 수 없다,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답했다.
예결위 간사인 황주홍 의원도 회의에서 "추경 일정이 파행을 거듭하는 것은 야당에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더 큰 책임은 집권여당에 있다"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여당이 아무런 노력도, 구체적인 대화 제안도 없이 야당에게 책임을 돌리며 들어오라고만 한다. 제3의 대안 정당으로서 국민의당의 고뇌가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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