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생 7천만원 빚더미로 졸업…"77%는 평생 못갚을듯"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대학생들이 등록금과 생활자금으로 5만파운드(약 7천250만원)의 빚을 안고 대학을 졸업하고 이들 중 77%는 결국 평생 원리금을 다 갚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2년 대학 등록금을 영국 시민 기준으로 연간 3천파운드에서 9천파운드(약 1천300만원)로 세 배로 인상했다.
영국의 등록금·생활자금 대출제도는 졸업 후 연소득이 2만1천파운드(약 3천만원)를 넘기 시작하면 대출금 분할상환을 시작한다. 1년에 연소득의 9%를 분할상환한다.
하지만 30년이 지나도록 갚지 못한 원리금은 소멸된다. 부실대출에 따른 손실은 정부가 책임진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2012년 이후 대출을 받은 이들 가운데 77.4%는 원리금을 포함한 빚을 다 갚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비율은 등록금 인상 이전에 대출을 받은 이들의 41.5%에서 거의 배로 불어난 것이다.
보수당 정부가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빈곤층 가정의 대학생들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이들 가정의 대학생들이 인상된 등록금과 생활자금을 전액 대출받을 수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들 저소득층 가정의 대학생들이 가장 많은 빚을 안고 졸업을 한다는 뜻이다.
소득 하위 40% 가구 출신의 대학생들은 졸업할 때 평균 5만7천파운드의 빚을 지고 있다고 IFS는 설명했다.
IFS는 비싼 이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면 이자만 6천파운드(약 870만원)로 불어나 있는 등 등록금 대출 이자는 "고리대금"으로 불린다고 지적했다.
올가을부턴 6.1% 대출금리가 적용되는 가운데 일부 형편이 나은 가정은 이자가 싼 다른 대출을 받아 등록금 대출금을 정해진 기한보다 미리 상환하기도 한다고 일간 더타임스는 전했다.
IFS는 이런 대출금 갈아타기는 결국 등록금 대출 재정을 책임지는 정부, 즉 납세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영국의 등록금 및 생활자금 대출금 잔액은 1천억파운드(약 145조원)에 이른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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