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새 장기실종자 30% 찾았다 "가족에 희망의 씨앗 뿌려"
경북경찰청 장기실종자 추적수사팀 36명 중 11명 찾아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A(54)씨는 2013년 10월 경북 상주에서 노모와 농사지으며 살다가 갑자기 집에서 나갔다.
가족은 곧 돌아올 것으로 봤으나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3년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2016년 10월 어머니가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올해 2월 1일 출범한 경북지방경찰청 장기실종자 추적수사팀은 A씨 찾기에 나섰다.
경찰은 A씨 병원 기록을 추적해 닷새 만에 전남 목포에 사는 것을 발견하고 가족과 상봉할 수 있게끔 했다.
장기실종자 추적수사팀은 2008년 3월 예천에서 대구행 버스를 탄 뒤 사라진 B(60)씨도 찾았다.
B씨는 지적장애 2급으로 일상 대화가 어려운 상태였다.
당시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추적수사팀은 수용시설을 탐문 조사한 끝에 지난 3월 칠곡 한 요양병원에서 B씨를 찾아 가족 품으로 돌려보냈다.
장기실종자 추적수사팀이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찾은 실종자 수는 11명에 이른다.
수사 인력 7명으로 발족하자마자 실종된 지 1년이 넘은 33명을 명단에 올렸고, 3명을 추가해 모두 36명을 추적했다.
팀원은 자기 가족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전국 무연고자 보호시설 280여곳을 찾아가 2천여명을 일일이 확인했다.
유전자 등록이 없는 378명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를 등록해 일일이 실종자 가족과 확인했다.
이런 노력 끝에 장기실종자 9명을 찾았다. 2명은 가족이 입양 보내고도 허위 실종 신고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북경찰청은 장기실종자 추적수사팀이 뚜렷한 성과를 내자 오는 7일부터 조직으로 지속 운영하기로 했다.
부서 이름을 장기실종자 추적전담반으로 바꿔 3명으로 운영한다.
박화진 경북경찰청장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리고 자포자기 심정으로 살아가는 실종자 가족에게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장기실종자 추적전담반이 적극 활동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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