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관장 비판 글 쓴 직원…모욕 혐의 '무죄'
법원 "일부 모욕적인 표현…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경기도 부천의 한 사회복지관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복지관 전 직원이 국민참여재판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2부(이영광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부천 모 사회복지관 전 직원 A(55·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부천의 한 사회복지관 관장 B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모욕적인 글을 10여 차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4월 이 복지관의 한 간부 직원이 여직원들에게 "가임기 여성은 다 잘라 버려야(해고해야)겠다"는 성차별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B씨 등 복지관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A씨는 이후에도 "임산부를 두 달 반 동안 공포 속에 가뒀다. 권력이 명예라고 생각하나 보다. 모성권을 짓밟아놓은 자가 명예를 운운하다니. 나쁜 놈을 나쁜 놈이라 부르지 말란다' 등 B씨와 복지관 측을 지칭해 비판 글을 인터넷에 썼다.
이 복지관 직원이던 A씨는 2015년 7월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복지관 측은 계약 만료에 따른 조치였다고 주장했지만 A씨는 계속된 문제 제기로 인한 부당해고라며 맞섰다.
B씨는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A씨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하고 모욕 혐의로만 기소했다.
A씨는 해당 게시글과 댓글을 인터넷에 올린 사실은 인정하지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A씨의 공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도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해당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게 된 동기, 글의 전체적인 취지, 표현방법 등을 고려할 때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해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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