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찾은 필리핀 야당의원 "두테르테 '묻지마 처형' 조사하라"
국제형사재판소에 긴급조사 촉구…필리핀 정부, 마약사범 즉결처형 부인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필리핀 야당의원들이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방문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마약용의자 초법적 처형 문제를 조속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필리핀 안토니오 트릴라네스 상원의원과 개리 알레하노 하원의원은 이날 ICC에 이런 내용을 담은 서류를 제출했다고 필리핀 언론들이 전했다.
이 서류는 지난 4월 필리핀 변호사 주디 사비오가 두테르테 대통령과 11명의 고위 공직자를 대량 살육 혐의로 ICC에 고발한 것을 보완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이들 야당의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 "수천 명의 희생자에게 두테르테 대통령이 처벌받지 않는 상황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주기 위해 (ICC가) 긴급히 예비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마약용의자 현장 사살을 부추기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록도 제시했다.
필리핀에서는 작년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8천∼9천 명의 마약용의자가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는 이 수치가 부풀려졌으며 즉결처형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부인한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실 법무수석은 "야당의원들이 ICC에 보충 서류를 제출한 것은 기존 고발장에 흠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ICC 고발은 국내 구제방법이 모두 소진됐을 때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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