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도로 한복판서 물놀이·눈싸움?'…전주시의 이색 실험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1∼6시, 객사 앞 600m 도로에서
5시간 차량통제 교통난 우려, 차량우회·안전원 200여명 배치
(전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자동차로 가득했던 전주시 구도심 객사 앞 충경로가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도로의 원주인인 시민들의 놀이터로 변신한다.
전주시민들은 차량이 통제되는 도로 위에서 여름철에는 물놀이하고 가을에는 가족·연인과 함께 낙엽을 밟거나, 겨울에는 친구들과 눈싸움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전주시는 오는 6월 10일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객사 앞 사거리∼다가교 사거리 충경로 구간( 600m)에서 차량출입을 전면통제하고 문화행사를 연다.
이날 차가 사라진 폭 25m, 길이 600m의 도로 위에서는 문화와 생태를 주제로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전주의 거리, 생활문화의 거리, 환경의 거리, 예술의 거리, 청소년 거리 등 테마거리 운영과 일일할인 행사, 가족대항 프로그램 등 이벤트도 진행된다.
시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을 '차 없는 사람의 거리'로 지정하고 계절과 월별에 맞는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친다.
여름철인 7월과 8월에는 차 없는 사람의 거리가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장소'로 바뀐다.
가을에는 한가위와 거리축제, 낙엽 밟기 등 가을날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준비된다.
겨울철인 12월에는 도로가 눈싸움 장으로 변신한다.
문제는 전주 구도심을 관통하는 충경로를 차단할 경우 발생할 교통난이다.
시는 이 구간을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공구거리'와 '전주천 동로' 쪽으로 우회시키고 당일 현장에도 공무원과 경찰, 모범운전자, 자원봉사자 등 200여명의 안전요원을 배치, 교통안내와 질서유지에 나선다.
아울러 시내버스 우회도로의 통행로 확보를 위해 공구 거리와 전주천 동로, 시청 주변 등의 불법 주정차량에 대한 단속이 강력하게 실시된다.
앞서 전주시는 지난해 11월 자동차로 가득했던 차도를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충경로 일대에서 '차 없는 사람의 거리 행사'를 한차례 개최한 바 있다.
전주시 시민교통본부 관계자는 "원도심 차도 위를 사람과 문화, 생태로 채우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옥마을 관광객들에게 충경로 주변 특색거리도 알리고 충경로를 중심으로 한 원도심에 생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에게는 도로의 주인이 차가 아닌 사람이라는 행사의 취지를 각인시켜, 차 없는 거리 조성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lc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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