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반복'에 돌파구 못 찾는 시리아 평화회담
美공습·시리아 감옥 화장장 논란에 6차 회담 냉랭한 분위기 종료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가지 않았다.
16일부터 나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주재 여섯 번째 시리아 평화회담은 회담 기간 미군이 시리아군과 친정부 무장조직 행렬을 공습하고 시리아 정부가 감옥에서 화장터를 몰래 가동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분위기가 냉랭했다.
올해 4, 5차 회담 전후에는 정부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유엔 구호활동이 중단됐고 6차 회담을 앞둔 지난달에는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가 사용돼 논란이 이는 등 평화회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19일 시리아 정부 대표, 반군 대표(HNC) 측을 각각 만나고 나서 "정치적 수사는 자제하고 비즈니스 분위기에서 논의가 진행됐다. 분명한 진전이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다음 달 제7차 회담을 제네바에서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회담 일정도 짧았고 미국의 공습으로 러시아, 시리아가 반발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점을 인정하면서 "네 개의 회담 안건이 담긴 바구니를 각각 샅샅이 훑어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측은 개헌 전문가 위원회를 꾸리자는 특사의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정부 구성, 선거, 개헌, 대테러 대응 등 4가지 안건 중 일단 개헌 논의만이라도 시작하자는 분위기는 조성됐지만, 반군 측은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고수하고 있어 위원회 구성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바샤르 알 자파리 유엔 시리아 대사는 개헌 위원회 구성 논의를 "이번 회담의 유일한 성과다"라며 혹평했다.
자파리 대사는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과 동맹군을 공습하자 "학살"이라며 회담 중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HNC를 이끄는 나스르 알 하리리는 "성과는 별로 없었지만, 제네바 회담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40만 명이 숨진 시리아 사태의 논의 주도권은 이미 러시아, 이란, 터키가 참여하는 아스타나 회담으로 넘어갔다. 유엔은 아스타나 회담과 보조를 맞춰 협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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